반상으로 돌아온 '황제' 조훈현…복귀전서 최정 9단에 불계패

입력 2020-06-13 19:38
수정 2020-06-13 19:40


'바둑 황제' 조훈현 9단(67)이 4년만의 반상 복귀전에서 '바둑 여제' 최정 9단(24)에게 패했다.

조 9단은 13일 서울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화려한 귀환, 돌아온 황제 조훈현' 대국에서 최정에게 177수만에 백 불계패했다.

조 9단은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에 비례대표(당시 새누리당)로 당선돼 정계에 진출한 뒤 약 4년간 반상을 떠났다. 2016년 5월 25일 시니어리그 영암투어 9라운드 대국에서 서능욱 9단에게 313수만에 백 12.5집으로 승리한 것이 가장 최근 경기였다. 지난달 30일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고 복귀한 뒤 이날 복귀전을 가졌으나, 공백기를 체감할 수밖에 없었다. 바둑TV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은 "오랜만에 복귀여서 정확한 수읽기에 착오가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조 9단은 "최정이 옛날에도 강했지만, 지금 더 강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지금은 내가 약해졌다"며 "옛날의 실력을 갖추고 다시 한 번 싸우고 싶다"고 했다. 최정은 "바둑계를 위해 고생하시고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전설과 함께 바둑판에서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됐다"고 화답했다.

조 9단은 9세 7개월에 최연소로 입단하고 국내 처음으로 9단에 오르는 등 한국 바둑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국내 통산 최다 타이틀(160개), 세계 통산 최다승(1949승), 통산 최다 대국(2787국), 타이틀전 최대 출전(237회) 등의 기록을 남겼다. 최정은 여자 기사 최연소(21세 3개월) 및 최단 기간(입단 후 7년 8개월)에 '입신(9단)'에 오르는 등 현 여자 바둑 최강으로 불린다.
이로써 조 9단은 최정과 상대 전적에서 1승 2패로 밀리게 됐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