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이 입사 1년 미만 직원들부터 내보내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입사 1년만 채우면 퇴직금은 물론 근무하지도 않은 2년차에 예정된 연차휴가(15일)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근로기준법이 있다. 국회는 2017년 11월 정확히 1년만 근무하고 퇴사한 계약직 근로자에게도 최대 26일치의 연차수당 청구권을 주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했다. 기존에는 입사 2년간 총 휴가일수는 15일이었다. 저연차 근로자의 휴식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의 법 개정이었으나 “1년 계약직에게 퇴직금과 별도로 거의 한 달치 임금을 더 주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논란이 계속되자 고용노동부와 국회는 올해 3월 부랴부랴 법을 다시 바꿨다. 하지만 재개정한 법도 딱 1년만 근무하고 퇴사한 직원에게 15일치의 연차수당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업주들은 1년 이상 고용할 직원도 10~11개월차 정도에 내보내는 사례가 늘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 2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에서 퇴사가 가장 많은 연차는 ‘1년 미만’으로 42.2%(복수응답)에 달했다. 연차별로 ‘1년 이상~3년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이 각 20%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퇴직금과 연차수당 지급 부담을 피하기 위해 입사 1년 미만 직원부터 내보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백승현 한국경제신문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