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의 생생헬스] 코로나 '확찐자'?…술자리 한 번 줄이면 2시간 걷기효과

입력 2020-06-12 14:36
수정 2020-06-13 02: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길어지면서 체중관리에 실패하는 사람이 늘었다. 야외활동을 하는 데 제약이 많아 움직임이 크게 줄어든 데다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깨져버린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식사량이 늘고 운동량이 줄면서 여름을 앞두고 불어난 체중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코로나19로 갑자기 늘어난 체중을 관리하는 방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야식 섭취 크게 늘어

코로나19 유행을 막기 위한 ‘집콕’ 생활이 이어지면서 야식 섭취가 늘었다. 비만 치료 전문병원 365mc의 데이터 분석 전문 연구소 이노베이션랩에서 식사일기 앱 사용자 데이터 22만 건을 분석했더니 코로나19 이후 야식 섭취가 크게 늘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던 올해 3월에는 새벽 시간 야식 섭취량이 두 배 정도 증가했다. 기름진 음식은 더 많이 섭취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야식으로 아몬드, 고구마, 두부 등을 먹었지만 코로나19 기간에는 떡볶이, 프라이드치킨, 삼겹살, 라면 등을 많이 찾았다.

전은복 365mc 식이영양위원회 영양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에 재택근무를 하는 등 외부활동이 줄고 생활패턴이 불규칙해졌기 때문일 것”이라며 “고칼로리 배달음식과 간편식을 야식으로 먹으면 다이어트나 건강 유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아침 8시 이전에 일어나고 밤 12시에 잠자는 규칙적인 패턴을 유지해야 한다”며 “새벽에 잠들거나 아침에 늦잠을 자면 야식 먹는 횟수가 늘어 결과적으로 체중이 증가할 위험이 크다”고 했다.

만약 공복 때문에 잠을 못 잘 정도라면 칼로리는 낮고 포만감은 높은 식품을 먹어야 한다. 배달음식 대신 우유, 두유, 계란, 연두부 등 단백질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토마토처럼 칼로리가 낮은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한 끼 탄수화물 제로식 도전해봐야

코로나19로 야식 섭취가 늘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갑자기 살이 쪘다면 여름을 앞둔 지금이 체중관리를 시작하기 좋은 때다. 코로나19로 갑자기 ‘확찐자’가 돼 다이어트를 고려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식단 조절이다.

급하게 찐 살이라면 한 달 정도 집중 관리를 통해 다시 원래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 김정은 365mc 신촌점 대표원장은 “한 달 정도 바짝 다이어트를 결심했다면 저녁시간을 적극 활용해보는 것이 좋다”며 “이 시기만큼은 약속을 미루고 한 끼만이라도 ‘가볍고 건강하게’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야식을 먹지 않고 저녁 술자리를 피하는 것만으로도 하루 500㎉ 섭취를 줄일 수 있다. 김 원장은 “평소 탄수화물 함량이 높고 나트륨이 많이 든 식사를 했던 사람이라면 1주일 후 복부 사이즈가 달라진 것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녁 무렵엔 소화능력이 떨어지고 음식을 지방으로 저장하려는 기능이 더 활성화된다”며 “저녁을 가볍게 먹는 것은 건강에도 이롭다”고 했다.

술자리를 줄이고 저녁 식단을 바꾼다면 다이어트식의 정석인 ‘고단백 저탄수’ 당질 제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쌀, 면, 떡, 빵과 주스, 탄산음료처럼 정제된 탄수화물은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다. 고구마, 감자 등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채소도 마찬가지다. 기름기가 적은 육류와 채소를 많이 넣은 식단을 챙겨 한 달 정도만 유지해도 체중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저녁 관리로 부족하다면 주말 다이어트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주말 이틀간 일어나자마자 따뜻한 차를 마셔 신진대사를 높이고 아침식사하기 전 30분 정도 가벼운 요가, 스트레칭 등을 해 몸을 풀어준다.

아침은 과일, 채소 등을 가볍게 먹고 오후에는 레저활동, 사우나 등으로 신체활동을 늘린다. 주말에 집안 대청소를 하면서 활동량을 늘리는 것도 좋다.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 방법이다. 저녁까지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틈틈이 수분을 섭취하고 얇게 저민 오이나 레몬, 라임, 민트 등을 물에 넣어 마시는 것도 좋다. 점심과 저녁은 채소를 갈아 만든 수프나 샐러드, 육류만 섭취한다.

천천히 걷기부터 시작해야

식단 조절과 함께 운동도 중요하다. 효과적인 워밍업은 천천히 걷기다. 이를 몇 개월간 지속한 뒤 걷기와 가볍게 뛰는 조깅을 번갈아 하고 이후 조깅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 김병성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운동 효과는 12주 이상 지나야 나타난다”며 “조급하게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운동과 함께 생활습관에 작은 변화를 준다면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했다.

평소 자동차, 엘리베이터 등을 많이 이용했다면 멀지 않은 거리는 걷기, 자전거 타기, 계단 이용하기 등으로 대체해 에너지 소비량을 높이는 방법이다.

집콕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면 연령에 맞는 근력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젊은 층은 기마자세를 유지하는 스쿼트 운동을 하루 15번씩 3세트 반복하면 좋다. 근력이 좋다면 아령운동을 함께 하는 것을 추천한다.

노인은 의자를 활용한 운동법이 좋다. 앉았다 일어났다 수십 회 반복하기, 의자 한 손으로 잡고 한 발로 오래 서서 버티기 등을 20분 이상 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지방은 오랜 시간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가 돼야 소모된다”며 “수분이 줄어든 뒤부터 지방 소모가 늘기 때문에 오랜 시간 꾸준히 운동해야 체지방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운동하는 초기에는 체중이 쉽게 빠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체중 감량 속도가 더뎌진다. 이를 참고 계속 이어가야 한다. 마음에 여유를 갖는 것이 좋다.

매주 150분 이상 유산소 추천

만성질환자들도 운동을 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는 매주 150분 넘게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고 권장한다. 숨이 적당히 찰 정도의 강도다. 테니스, 배드민턴, 낮은 속도로 자전거 타기 등이다.

강도가 높은 운동을 한다면 매주 75분 정도만 해도 된다. 주 3일 25분씩 운동하는 것이다. 야외활동을 하는 것이 부담된다면 방바닥을 물걸레로 닦는 것처럼 집 안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대체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하루에 몰아서 하는 것보다는 여러 날에 걸쳐 꾸준히 해야 한다.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 피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운동한다면 빠르게 걷기나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빠르게 걷기를 하면 숨이 조금 차는 중간 강도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운동하지 않던 사람이라면 매일 30분 이상 평지를 걷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 교수는 “처음 시작할 때 5~10분씩 나눠서 하고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걷는 시간을 점차 늘리는 것이 좋다”며 “1시간 정도 걷기가 가능해졌다면 걷는 속도를 올려 빠르게 걷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