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서비스 대중화를 주도했던 ‘스피드011’이 2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이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를 폐지하기 위해 신청한 ‘기간통신사업 일부 폐지 신청’을 이용자 보호 조건을 걸어 승인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장점검,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친 결과 망 노후화에 따른 고장이 크게 늘어났지만 예비 부품이 부족해 수리할 수 없는 품목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장비별 이중화가 낮아 2G 망 장애 위험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더 이상 2G망을 운영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1996년부터 2G 서비스를 이어왔다. 스피드011은 2G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린 SK텔레콤의 대표 브랜드였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정부에 2G 조기 종료 승인을 신청했다. 정부는 두 차례 보완을 요구했고 현장 점검에도 나섰다.
현재 2G 가입자는 SK텔레콤이 39만2641명, LG유플러스가 47만5500명이다. 전체 이동통신 회선 가운데 1.3% 비중이다. KT는 2012년 3월 서비스를 중단했다.
정부는 조기 폐지를 승인하면서 2G 가입자 보호 방안도 마련했다. 기존 가입자는 3G 이상 서비스로 바꿀 때 10가지 휴대폰 중 하나를 무료로 받거나 30만원의 구매 지원금을 수령하는 동시에 2년간 월 요금을 1만원씩 할인받을 수 있다. 또는 2년간 이용요금의 70% 할인 혜택을 선택할 수도 있다. 새로 가입한 3G 서비스에서도 기존 2G 요금제 7종을 동일하게 쓸 수 있다. 직접 매장을 방문할 필요 없이 전화로도 전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65세 이상 이용자와 장애인 등은 직원이 방문해 전환 업무를 지원한다.
2G 가입자들이 쓰던 011, 017 등 ‘01×’ 번호는 내년 6월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010 번호로 옮기더라도 내년 6월까지는 수신자에게 01× 번호로 표시된다. 6월 이후에는 일괄적으로 010 번호로 변경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