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12일(14:0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56·사진)이 최고경영자(CEO)가 된 후에도 직접 문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사무실에 아이패드를 한 대 두고 회사 인트라넷에 연동해 사용하고 있다.
컴퓨터나 노트북과 별도로 태블릿을 쓰는 CEO는 많다. 하지만 정 사장은 그걸로 동영상을 보거나 하지 않고 문서를 작성한다는 게 NH투자증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특별히 중요해 본인이 '1급 기밀'이라고 판단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아랫사람들에게 문서를 만들어 오라고 시키지 않고 정 사장이 직접 만든다"고 전했다.
임원들 중에서는 바쁘기도 하고, 젊은 사람들만큼 잘 하지 못하다는 이유 등으로 문서를 직접 만들지 않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정보가 새나가는 것을 막기 어렵다. 조직 바깥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문서를 만들어 상급자에게 결재받고 수정을 반복하는 사이에 조직 내에서 알음알음 이야기가 도는 경우가 왕왕 생긴다.
정 사장이 소박하더라도 직접 문서를 만드는 것은 평사원으로 시작해 30년 만에 CEO 자리에 오른 그 스스로 그러한 조직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해으며 2005년 우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8년 3월부터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직급이 낮을 때는 문서 작성이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임원이 되면 시간도 부족하고 점점 서툴러져서 나중엔 스스로 문서를 만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마련인데 대단한 분"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