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 넘게 내려…"동학 개미가 또 받쳤다"

입력 2020-06-12 15:54
수정 2020-06-12 15:56


코스피지수가 2% 급락했다. 4%대의 폭락세로 장을 시작했지만, '동학개미'의 주식 매수에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선물 시장에서 '사자'에 나서면서 낙폭 축소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4.48포인트(2.04%) 내린 2132.30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장 초반 2100선 밑에서 움직였다. 그러나 개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낙폭을 완만하게 줄여나갔다.

간밤 뉴욕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퍼질 수 있다는 우려에 급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하루 만에 6.9% 폭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89%, 10,000선에 올라섰던 나스닥 지수도 5.27% 내렸다.

미국 텍사스와 애리조나 등 일부 주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빨라지면서 2차 유행에 대한 공포가 커졌다. 11일(현지시간) 일부 외신은 보건 전문가들이 애리조나·텍사스·플로리다·캘리포니아 등 4개 주에 2차 유행이 닥쳐오고 있다는 증거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미국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총 200만명을 넘었다.

국내 증시가 고평가 논란에 시달려왔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주식 시장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3월 이후 'V'자 급반등 양상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4.94배다. 지난 10일 25.16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PER이 높다는 것은 지수가 실적에 비해 많이 올랐다는 뜻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간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에 증시가 급락 출발했다"며 "다만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에 초점을 맞춘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와 선물시장에서 순매수를 기록한 외국인에 힘입어 지수가 일부 되돌림 현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개인이 5508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623억원, 2797억원을 팔았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가 360억원, 비차익거래가 1553억원으로 총 1913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에 진단키트 관련주가 상승했다. 수젠텍 피씨엘 등은 1~3%대로 올랐다. 이들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업체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 3인방은 강세를 보였다. 셀트리온은 전날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품군에 대한 권리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영역에서 케미칼(화학합성) 분야로 영역을 확장, 글로벌 종합제약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코스닥지수도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1.0포인트(1.45%) 내린 746.06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급등(원화 가치 약세)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4원 상승한 1203.8원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 4거래일 만에 1200원대에 다시 올라섰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