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쇼핑 대신 e커머스가 대세…그만큼 배송 출혈경쟁도 심해져

입력 2020-06-11 15:03
수정 2020-06-11 15:07
글로벌 유통업에서 가장 큰 트렌드는 온라인화다. 미국, 중국과 같은 큰 지역에서는 특히 넓은 지역과 많은 인구를 커버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는 편의성뿐 아니라 효율성 증대로 인해 확실하게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대규모 물류센터와 빅데이터를 경쟁력으로 미국 아마존과 중국 알리바바와 같은 유통 공룡들의 주가는 대세 상승했다. 미주와 중국은 뚜렷한 시장 성장과 함께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독주하고 있다. 각각 시장 점유율은 47%, 58%에 달한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나 글로벌 소매판매 시장은 연평균 약 4% 증가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이커머스 매출은 2023년까지 연평균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소매판매·서비스를 합쳐서 2019년 온라인 매출이 135조원을 기록한 바 있다. 소매판매 기준으로는 약 106조원을 기록, 사실상 한국은 2019년 기준 글로벌 5위 이커머스 국가다. 침투율 기준으로는 중국 다음으로 글로벌 2위에 달한다.

주요 업체들의 이커머스 참여 형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순수 이커머스 업체들이다. 한국에서는 이베이코리아, 11번가, 위메프 등 오픈마켓과 소셜 커머스 위주로 성장하다가 최근 들어서는 직매입과 빠른 배송을 앞세우는 쿠팡의 점유율 상승이 돋보인다.

둘째는 기존 오프라인 업체들의 온라인 사업 확대다. 한국은 기존 유통업체들의 파워가 강하다. 오프라인 위주로 확장한 유통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을 잃지 않기 위한 온라인 사업 강화가 돋보인다. 기존 오프라인 업체들의 강점은 상품기획자(MD) 역량이 될 것이다. 특히 중저가나 표준화된 제품뿐 아니라 신선식품, 고가 패션 제품 등 기존 유통 채널에서 잘하던 품목들에서의 MD 파워를 앞세우고 있다. 이번 면세점 명품 재고를 SSG닷컴에서 판매하는 등 확연하게 유통업체의 역량이 드러나고 있다.

세 번째는 인터넷 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 업체들이다. 대표적인 곳이 네이버다. 네이버는 강력한 가입자 기반, 검색 역량과 네이버페이에 힘입어 주요 쇼핑 채널로 자리를 잡은 한편 최근 스마트 스토어, 라이브 커머스 등을 통해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이에 카카오도 쇼핑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그 외에도 무신사, W컨셉, 마켓컬리 등 전문 카테고리 위주의 이커머스 업체들 또한 다양하다.

다만 일본과 한국의 경우 온라인 쇼핑의 절대 강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가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 현 고민이다. 한국 온라인 시장의 가장 큰 고민은 이커머스에 필요한 인프라 부족도, 낮은 침투율도 아니다. 오히려 소비자들이 이미 크게 불편함이 없는 상태에서 경쟁 우위를 구축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직매입과 직배송을 내세운 쿠팡의 2019년 영업적자는 7200억원에 달했다. 과거 6년간 누적 적자가 약 3조6000억원에 이른다. 새벽배송으로 잘 알려져 있는 컬리의 작년 영업적자 또한 980억원에 달했다.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으나 기회 비용이 너무 높다. 오프라인 업체들의 확장도 마찬가지다. SSG닷컴은 작년 8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새벽 배송, 당일 배송, 심지어 2~3시간 내 배송 등으로 높아진 만큼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비용이 너무 크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더라도 진입 장벽이 낮다 보니 금세 경쟁이 심해진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 중 2019년 유의미한 이익을 낸 업체는 없었다. 열악한 인프라가 아닌 도심화, 그리고 소비자들의 높은 눈높이가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떤 업체가 차별화된 이커머스 플레이어로 자리잡을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ec.na@truefrie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