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코로나19 중증환자 '악화 위험요인' 4개는 이것

입력 2020-06-10 07:31
수정 2020-06-10 07:33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중증 진행을 가늠할 수 있는 위험요인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지병(기저질환)으로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경우, 입원시 △높은 체온 △낮은 산소 포화도 △심장 손상정도 등의 증상을 보일 경우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영남대 권역 호흡기 전문질환센터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연구팀은 지난 2~4월 이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110명을 분석, 이같은 사실을 확인해 결과를 대한의학회지(JKM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을 보이거나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경우, 사망한 경우 등을 중증 환자로 규정했다. 110명 가운데 중증으로 분류된 환자는 23명이었다.

결과에 따르면 입원시 △당뇨병 보유 △체온 37.8도 이상 △산소포화도 92% 미만 △심장 손상을 나타내는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CK-MB' 수치가 6.3 보다 높은 경우 등 4가지가 코로나19를 중증으로 악화시키는 위험요인(예후인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요인별로 살펴보면 당뇨병 환자의 48.3%는 중증으로 발전하는 데 비해 당뇨가 없는 환자는 11.1%만 중증으로 악화했다. 병원방문 때 체온이 37.8도 이상인 환자들의 경우는 41%가 중증으로 진행됐다. 반면 37.8도 미만인 경우 중증 진행 비율은 9.9%에 그쳤다.

산소포화도가 기준치 미만인 환자의 58.6%, CK-MB 수치가 기준치보다 높은 환자의 85.7%가 중증으로 발전했으며 이 중 하나만 있으면 13%, 두 가지가 모두 있으면 60% 확률로 중증으로 악하됐다. 이같은 4가지 요인 중 3가지 이상을 동반한 환자는 100% 중증이 됐다.

연구진은 "국내 코로나19 환자의 중증 악화 위험요인을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연구를 통해 밝혀진 위험요인을 활용하면 코로나19 환자 내원 초기부터 중증으로 악화할 만한 환자를 선별해 보다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험요인 4개 중 3개만 갖고 있어도 모두 중증으로 악화했다. 위험 요인을 가진 환자를 평가하고 적절한 의료적 처치를 해주는 게 코로나19 사망률을 낮추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