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커넥트, 영상앱으로 해외서 '연속 홈런'

입력 2020-06-10 17:24
수정 2020-06-11 02:15
영상 기술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가 ‘연타석 홈런’을 쳤다. 영상채팅 앱 ‘아자르’가 지난해 말 누적 다운로드 4억 건을 기록한 데 이어 작년 4월 내놓은 실시간 방송 앱 ‘하쿠나라이브’도 가파른 성장세다. 하쿠나라이브는 1년도 안 돼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아자르만큼 성장이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트렌드가 거세지면서 성장이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외 사용자 끌어모은 통신기술

아자르는 무작위로 연결된 낯선 사람과 1 대 1 영상통화를 하는 앱이다. 그러나 국내에선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하이퍼커넥트의 주요 무대가 글로벌 시장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록한 매출 1689억원 중 95%가 해외에서 나왔다.

아자르는 올해 1분기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게임을 제외한 앱 중 글로벌 매출 6위를 차지했다. 하이퍼커넥트가 지난해 처리한 영상통화는 230억 건에 달한다. 아프리카TV와 비슷한 실시간 방송 플랫폼 하쿠나라이브도 일본, 동남아시아, 중동 등에서 사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하이퍼커넥트는 기술 중심 기업을 표방한다. 웹브라우저용으로 개발된 웹 실시간 통신(RTC) 기술을 모바일에 적용해 최초로 상용화했다. 이 기술은 해외 사용자를 끌어모으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통신 인프라가 열악한 나라에서도 안정적인 영상통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다.

하쿠나라이브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하이퍼커넥트의 통신기술이 있다. 하쿠나라이브에서는 최대 4명이 분할 화면으로 동시에 방송하고, 다른 사람들은 채팅으로 참여한다. 여러 명이 한 채팅방에서 실시간 방송을 해도 끊김이 적은 환경을 구현하는 데 그동안 쌓아온 웹 RTC 기술이 기여했다.

아자르에는 하이퍼커넥트의 인공지능(AI) 기술도 숨어 있다. 하이퍼커넥트는 서버 없이 스마트폰 자체에서 원활히 동작하는 가벼운 딥러닝(심화학습) 엔진을 자체 개발했다. 2017년부터 영상의 인물과 배경을 실시간으로 분리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얼굴을 인식해 증강현실(AR) 그래픽을 입히는 기능도 업계 최초로 적용했다.

실패 장려하는 기업문화

하이퍼커넥트의 기술력은 실패를 장려하는 특유의 조직문화와 결합되면서 시너지를 냈다. 2018년부터 신규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조직인 ‘하이퍼엑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쿠나라이브도 하이퍼엑스에서 탄생했다. 여러 서비스의 개발과 폐기를 거듭하다 베타 서비스로 출시한 하쿠나라이브가 한 달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면서 정식 서비스로 전환했다.

하이퍼커넥트는 하이퍼엑스를 통해 신규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용현택 하이퍼커넥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영상 통신기술에 AI를 접목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기술력 고도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말 사내 AI 연구조직을 통합해 ‘AI 랩’으로 승격시켰다. 이곳에선 사생활 침해 우려가 없도록 데이터를 외부에 전송하지 않고 모바일 기기 내에서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스타트업 최초로 서울대 AI연구원과 산학협력을 맺고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