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가 진지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다. 재미 위주의 ‘B급 광고’ 대신 신뢰와 위로,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는 광고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명륜진사갈비는 지난 2월 중순 배우 이순재 씨를 모델로 한 광고를 공개했다. 지난해까지는 한 걸그룹 멤버가 ‘갈비댄스’를 추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진정성을 한껏 강조했다. “나보고 ‘국민배우’라고 하는데, 난 진심을 다했을 뿐이야. 진심을 담으면 모두 알아보거든. 맛도 마찬가지야.” 이 영상은 공개 3개월이 넘은 현재 조회수 2200만 회를 넘었다. 광고를 기획한 김정환 대홍기획 팀장은 “브랜드의 진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신뢰도가 높은 국민배우 이순재 씨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고 가족과 함께 먹으며 정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광고업계는 ‘B급 광고 전성시대’였다.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그 이후 태어난 Z세대의 눈길을 끌고 웃음을 터뜨리기 위해 독특한 설정과 비속어가 거리낌 없이 등장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이 바뀌었다. 확진자가 매일 수십 명씩 나오고 사망자가 발생하는데 마냥 화려하고 웃긴 광고를 내보낼 수 없었다. 위생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며 소비자들도 기업에 진정성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본래 신뢰도가 핵심 가치였던 금융업계에서는 직원들의 진정성을 강조하는 광고를 제작하고 있다. 기업은행이 지난달 공개한 광고에는 실제 기업은행 직원이 나온다.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을 신청하러 은행 지점에 줄을 선 소상공인들에게 상담을 해준다. 내레이션도 직접 한다. “사람이 눈을 보면 얼마나 간절한지 느껴지잖아요. 꼭 다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오렌지라이프도 FC(설계사)가 고객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자기계발하는 콘셉트의 광고를 지난달 선보였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