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이즈백, 美·中·日 마트서 판다

입력 2020-06-10 17:26
수정 2020-06-11 02:43
3억 병. ‘원조 두꺼비 소주’로 불리는 ‘진로이즈백’(사진)이 출시 13개월간 팔린 양이다. 참이슬후레쉬에 이은 ‘최단 시간 최다 판매’ 기록이다. 그 여세를 몰아 해외로 나간다. 하이트진로는 10일 미국, 일본, 중국 등 7개국에 진로이즈백을 수출한다고 밝혔다. 하반기 수출 물량은 130만 병. 지난 8일 일본에 12만6000병을 보낸 데 이어 중국, 미국 등에 순차적으로 보낼 예정이다.

한인마트들 “두꺼비 소주 주세요”

진로이즈백은 1970년 출시한 ‘진로’를 바탕으로 만든 제품이다. 2년여의 준비 끝에 지난 4월 출시했다. 인기 비결은 복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뉴트로’ 트렌드였다. 두꺼비 로고의 진로를 기억하는 중·장년 소비자들이 열광했다. 초록색 소주병에 익숙하던 20~30대는 하늘색 병 디자인을 신선하게 받아들였다. 가정용 페트나 팩 제품 없이 360mL 병 단일 제품으로만 출시했는데도 지난해 말까지 1억 병을 팔아치웠다.

교민 사회도 들썩였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 진로이즈백 소주병이 화제를 모으자 “구할 수 없냐”는 문의가 세계 곳곳에서 쏟아져 들어왔다. 하지만 바로 수출하지 못했다. 국내에서도 반년 넘게 재고 부족에 시달려 수출은 엄두도 못 냈다. 지난 1월 설 명절을 앞두고 GS25 등 편의점 본사가 점포 발주 물량을 1회 1박스로 제한할 정도였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참이슬 생산라인에서 진로이즈백을 동시 생산하도록 하며 문제를 풀었다”고 밝혔다. 경기 이천 공장에서 생산하던 진로이즈백을 충북 청주 참이슬 공장에서도 생산하게 된 것. 공급 물량이 늘면서 수출길도 열렸다. 미국 250만 명, 중국 240만 명, 중국 80만 명 등 3개국 600만 명이 넘는 교민 시장에 진로이즈백을 풀기로 했다.

테라도 바다 건너나

진로이즈백은 가장 가까운 일본에서 먼저 판매된다. 이르면 12일부터 도쿄 등 주요 대도시 한식당과 마트에서 살 수 있다. 이달 말께 중국, 다음달부터 미국에 물량이 풀릴 예정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진로이즈백이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자몽에이슬’ 등 다른 제품과 동반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1968년 베트남전쟁 때 파병 한국군과 함께 진로소주를 보내며 첫 수출길을 열었다. 현재 80개국에서 하이트·맥스 등 맥주, 참이슬 소주, 자몽·청포도·딸기에이슬 등 과일주를 판매 중이다. 하이트진로의 해외 소주 매출은 2017년 4784만달러에서 지난해 5862만달러로 늘었다. 올해 수출 실적은 8000만달러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 측은 “국내에서도 참이슬과 진로이즈백이 제품 간 충돌 없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며 “해외 참이슬 판매량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맥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테라’도 교민 사회에서 출시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국내 수요가 안정되는 대로 테라 수출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로이즈백 등의 인기에 힘입어 하이트진로 주가도 계속 상승 중이다. 최근 한 달 새 주가상승률이 14%에 이른다. 10일 하루에만 전날 대비 1750원(4.7%) 오른 3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