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에서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의 신속 허가를 추진하겠습니다.”
이성구 안트로젠 대표(사진)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안트로젠은 당뇨병 환자의 발에 괴사가 생기는 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을 개발했다. 동종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용한 패치제(ALLO-ASC-SHEET)로 국내에서 임상 3상을, 미국에서 임상 2상을 하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달 2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첨단재생의학치료제(RMAT)로 지정됐다. RMAT가 되면 심사와 허가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그러나 선정 과정이 까다롭다. RMAT로 지정된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지난달 기준 43개에 불과하다. 이 대표는 “RMAT로 인정받았다는 것은 FDA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트로젠 주가는 3만원대에서 7만원대로 1주일 만에 2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안트로젠은 오는 8월 미국에서 FDA와 첫 미팅을 한다. 앞으로 예정된 임상 3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이 대표는 “FDA가 RMAT로 지정하면서 제시한 2상 조건과 국내에서 진행하는 임상 3상의 조건이 거의 동일해 미국 임상 3상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안하려고 한다”며 “100여 명의 환자를 추가해 내년 6월께 2상을 마치고 신속 허가를 받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염두에 두고 미국 병원 세 곳에서 하던 임상을 최근 여섯 곳으로 늘렸다.
현재 당뇨병성 족부궤양을 치료할 수 있는 의약품은 없다. 당뇨병 환자 4명 중 1명이 족부궤양으로 다리를 절단하지만 생존율이 높지 않다. 이 회사의 후보물질이 FDA를 통과하면 국내 최초로 글로벌 허가를 받은 줄기세포 치료제이자 혁신 신약이 된다.
회사 측은 국내에서 1조원, 미국에서 17조원의 연 매출을 거둘 수 있는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파스처럼 환부에 붙이는 제품으로 주사제에 비해 편의성이 뛰어나다”며 “줄기세포 속 성장인자들이 피부에 흡수되면서 궤양을 치료해 괴사로 확대되지 않도록 해준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임상 2상을 마무리하고 마곡 공장의 미국 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 인증도 추진한다. 그는 “RMAT로 지정된 후 중국 10대 제약사에서 중국 판권을 달라는 문의가 많다”며 “우선 FDA의 최종 허가를 받고 미국 시장에 진출한 뒤 글로벌 줄기세포치료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