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가 인공지능(AI)산업의 핵심 기반 시설인 ‘AI 데이터센터’를 연내 착공한다. 세계 10위권의 성능을 갖추게 될 이 데이터센터는 국내 AI산업 관련 기업의 구심점이 될 전망이다.
광주시는 2022년까지 첨단3지구 AI산업융합집적단지에 국내 첫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의 AI 데이터센터를 짓는다고 10일 발표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980억원이 투입된다. 데이터센터의 AI 컴퓨터는 중앙처리장치(CPU) 기반의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연산 성능과 저장용량이 뛰어나다. 실측 성능은 88페타플롭스(1페타플롭스는 초당 1000조 번의 연산처리 가능)에 달하며, 국내 민간·공공 데이터를 모두 저장해도 저장 용량의 절반가량에 그칠 정도로 성능이 뛰어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지난 1월 ‘데이터 3법’ 개정으로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은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을 말한다. 이 법안이 올해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개인 식별이 어렵도록 가공한 ‘가명정보’를 통계 작성, 공익적 기록 보존, 과학적 연구 등에 정보 소유자 사전 동의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데이터 3법 통과 이후 AI를 학습시키는 데이터 수집이 원활해져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보다 쉬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따라 AI 관련 산업 업체들도 광주에 속속 둥지를 틀 것으로 보인다. ‘AI산업 육성 특별법’ 제정으로 광주가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 AI산업융합집적단지 내에서만 의료·자동차 등의 빅데이터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광주시는 AI산업융합집적단지에 입주하는 기업에 데이터센터의 중요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몰려드는 AI 기업의 업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충장로 등 도심 내에 20층 규모의 건물을 임대하거나 신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광주시는 올해 말까지 50개의 AI 기업과 협약을 체결하고, 주력 산업인 의료·헬스·자동차 등의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AI 기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광주시는 앞서 9일 AI기업인 에이모와 데이터 가공 교육을 하기로 업무협약을 맺고, 경력단절 여성과 관련 분야 진출 희망자를 대상으로 총 400명에게 ‘AI 데이터 라벨링’ 교육을 하기로 했다. 데이터 라벨링은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에 주석을 다는 작업이다. 8시간 근무 기준 월 180만∼200만원의 급여를 제공한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