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北 대남 도발 대책이 판문점 선언 비준이라니…"

입력 2020-06-10 17:23
수정 2020-06-10 17:25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10일 정부여당이 북한의 대남 도발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 번 물러서면 마당을 내어주지만 두 번 물러서면 안방을 내어주고, 세 번 물러서면 집을 빼앗긴다"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SNS)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지금 두 번 물러서고 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의원은 "북한이 전단을 핑계 삼아 대남 도발 위협을 가해오자 거대집권당에서 대책이라고 거론하는 게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이라며 "졸지에 핫라인을 단절당한 청와대는 그렇게도 잘하던 논평 한마디 없이 아예 입을 닫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판문점 선언은 남북 관계 진전에 대한 양측 정상의 추상적인 정치 선언으로 국회 비준 동의 대상 자체가 아니다"라면서 "그래서 지금까지 남북 간에 서명한 어떤 선언도 국회 비준 동의를 받은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 과정이 실제로 진행되지 않는 상태에서 대북 경협사업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하고 국제공조를 허물어뜨리는 일"이라며 "그럼에도 국회 비준을 주장하는 것은 문 정부의 대북제재 이탈 행위를 국회에서 합법화해달라는 요구와 같다"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결국 이 주장은 총선 압승을 거둔 현 거대 집권당이 얼마나 입법부를 경시하는지, 입법부의 비준 동의권을 고작 정치적 수단 정도로 여길 정도로 얼마나 가벼이 생각하는지를 보여준다"라면서 이런 가벼움은 통일부가 대북 전단을 보내온 탈북단체 2곳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하려는 데서 극명하게 나타난다"라고 했다.

윤 의원은 마지막으로 "역시 청와대는 입을 닫았을 뿐, 북한 자유화 운동에 대한 분노와 보복 의지까지 거둬들인 것은 아니었다"라면서 "대북 전단이 법을 위반한 게 아니라 '개인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이뤄져 왔다고 담화문에 적은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잘못은 누가 바로잡아줘야 하는가"라고 전했다.

한편 북한은 9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비롯한 남북 간 모든 연락 채널을 완전히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가 실행되면서 2018년 1월 3일 판문점 연락 채널이 재개된 이후 약 2년 5개월 만에 다시 남북 간 통신선이 닫히게 됐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문제의 근원인 전단살포를 저지하기 위해 관련 법을 입법하고, 판문점선언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