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10일 국내 증권업계에서 최초로 WM(리테일) 예탁자산 20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WM 예탁자산은 개인고객을 담당하는 지점에서 자산관리를 맡고 있는 주식과 채권,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고객의 자산을 말한다. 전날을 기준을 삼성증권의 WM 예탁자산은 203조7000억원에 달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2010년 WM 예탁자산 100조원을 돌파한 이래로, 10년간 매년 10조원 정도의 자산이 꾸준히 유입된 결과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특히 올해는 불과 5개월 만에 18조원이 대거 유입됐다. 삼성증권이 증권업계에서 최초로 달성한 WM 예탁자산 200조원은 2020년 1분기 기준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예수금인 250조원 수준에 육박한다.
◆ 주식투자 비중 60%, 동학개미운동 영향 뚜렷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증시의 급등락에도 올 들어 시중자금이 대거 몰린 것에 대해 삼성증권은 0%대 초저금리 시대를 이유로 꼽았다.
초저금리로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 등을 통해 '시중금리+α'를 찾아 나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효과라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삼성증권으로 신규 유입된 18조원을 분석한 결과, 주식투자의 비중이 59.5%에 달했다. '동학개미운동'의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폭락에 개인 투자자(일명 개미)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과거 경험상 폭락은 폭등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을 비롯한 국내 주요 증권사의 계좌개설도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삼성증권에서만 살 수 있다"라고 오해한 개인들이 삼성증권으로 몰렸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식 뿐 아니라 해외 주식에도 투자하는 고객의 비중이 작년 2.8%에서 올해 6.6%까지 높아졌다. 성장 주식을 찾는 움직임이 해외 시장으로까지 확장되는 추세다.
삼성증권 지점 신규 고객들이 투자한 주식을 보면 국내 주식으로는 삼성전자 카카오 삼성SDI, 해외 주식으로 알파벳A(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순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전반적으로 우량주 위주의 건강한 투자가 진행됐다는 해석이다. 또 주식과 더불어 채권, 신탁, 파생결합증권 등에도 올 들어 5개월간 2019년 전체의 90% 수준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됐다. 주식 중심의 동학개미가 다양한 자산을 통해 안정된 투자수익을 찾는 포트폴리오개미로 진화하고 있다고 삼성증권 봤다.
자산과 더불어 신규 고객도 올들어 일평균 2500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꾸준히 유입됐다. 지난달 말까지 신규 유입고객이 25만7000명에 달하했다. 이는 작년 전체 유입 고객수 20만명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또 저금리시대의 대안을 찾는 법인들의 투자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올해 800여개의 법인 계좌가 신규로 개설되면서, 리테일부문에서 관리하는 법인계좌의 수는 5만개에 육박했다.
◆ 신규 고객 90%, 비대면 계좌개설
신규 유입된 개인 고객의 특성을 살펴보면 언택트 트렌드에 따른 비대면 채널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신규 고객의 90%에 해당하는 23만1000명이 비대면 채널로 거래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설문조사 결과 이들 중 절반이 넘는 60.5%의 고객이 '이전에 증권사 이용경험이 없었다'고 답했다.
삼성증권은 이들 비대면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동영상 투자정보, 실시간 온라인세미나, 베테랑 프라이빗뱅커(PB)들로 구성된 전담상담팀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연령별로는 과거 2년간 신규 유입된 고객 중 각각 22.9%와 19.8%를 차지했던 20대와 50대 이상 고객 비중이 올해는 각각 26.5%와 24.3%로 나란히 증가했다. 20대 젊은 투자자 및 50대 장년층 자산가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다.
사재훈 삼성증권 리테일부문장은 "증권업계 최초로 리테일 자산 200조라는 뜻 깊은 기록을 달성한 것은 삼성증권의 전문성을 믿고 한결같이 신뢰를 보내준 고객들 덕분"이라며 "고객의 더 나은 삶에 기여하는 최고의 동반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