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실업률 '역대 최악'…취업자 수 3개월 연속 감소

입력 2020-06-10 10:27
수정 2020-06-10 10:3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39만2000명 줄어들며 3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취업자가 급감했던 2009년 10월~2010년 1월 이후 10여년 만에 있는 일이다. 실업자 수(127만8000명)과 실업률(4.5%)은 1999년 6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지난달 정부가 ‘생활속 거리두기’ 등 방역 강도를 낮추면서 전월보다는 고용시장이 일부 개선되는 모습도 관측됐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20년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실업자 수는 13만3000명 늘어난 127만8000명이었고, 실업률은 4.5%였다. 두 숫자 모두 5월 기준으로 1999년 6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다. 취업자 수는 2693만명으로 1년 전보다 39만2000명 감소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1년 전보다 1.3%포인트 내린 60.2%였다.

업종별로 보면 도·소매업(-18만9000명), 숙박·음식점업(-18만3000명) 교육서비스업(-7만명) 등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줄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전월보다는 감소폭이 조금씩 줄었다. 반면 제조업(-5만7000명)은 3월부터 세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통계청 관계자는 “다른 국가들의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있어 수출이 타격을 받았고, 이에 따라 자동차·트레일러 제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일자리가 줄었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가 노인 단기 일자리 사업을 재개하면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3만1000명)취업자는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취업자 수는 60세 이상(30만2000명)에서만 증가했고, 나머지 모든 연령대에서는 크게 하락했다. 특히 청년(15~29세)실업률은 10.2%로 0.3%포인트 상승하며 5월 기준으로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방한관광객이 급감해 숙박·음식점업 등 청년들이 많이 취업한 직종의 일자리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각종 고용 지표가 역대 최악을 가리키고는 있지만 전월보다는 상황이 소폭 개선됐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4월보다는 상황이 나아졌기 때문에 코로나19발 1차 고용시장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평가한다”며 “코로나19 시대에서 실업률 상승은 일자리를 구하려는 의지가 살아나고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제조업 취업자가 줄고 취약계층의 타격이 큰 점은 긴장감을 갖고 바라봐야 하는 리스크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여전히 고용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4월보다는 다소 고용시장이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향후 고용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코로나19 확산세와 수출 경기 등을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