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그룹인 폭스바겐그룹이 최대 계열사인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사진)를 교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차 판매가 급감한 상황에서 노사 갈등까지 불거진 데 따른 것이란 해석이다.
폭스바겐그룹은 8일(현지시간) 랄프 브란트슈타터 최고운영책임자(COO)를 폭스바겐 CEO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브란트슈타터 신임 CEO는 다음달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그동안 폭스바겐 CEO를 겸직해온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그룹 CEO는 그룹 총괄직만 맡는다.
외신들은 이번 결정이 디스 CEO와 노조 간 알력 다툼에서 노조가 득세한 결과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폭스바겐그룹 내부에선 비용절감 방안의 속도와 규모 등을 놓고 노사 갈등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 CEO는 2018년 전기차 프로젝트에 5년간 440억유로(약 60조원)를 투자해야 한다며 부문별 비용절감 계획을 내놨으나 폭스바겐의 첫 전기차인 ID.3 생산이 늦어지면서 노조의 압박이 거세졌다. 폭스바겐 대표 모델 중 하나인 8세대 신형 골프 생산이 지연된 것도 노조의 불만을 키웠다. 골프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폭스바겐 최대 공장에서 생산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결정이 수주에 걸친 노사 간 논쟁 끝에 나왔고, 노조가 그동안 브란트슈타터 COO를 지지해 왔다는 점에서 노조의 승리로 볼 수 있다”며 “폭스바겐 노사가 기존 비용절감 계획을 놓고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