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에너지장관이 각각 OPEC+(OPEC 소속 14개국과 주요 10개 산유국 연합체) 감산 합의 이행을 강조했다. OPEC+가 역대 최대 규모 감산 조치를 다음달까지 이어가기로 한 만큼 감산 이행 여부를 단속하겠다는 경고다.
8일(현지시간)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러시아와의 온라인 공동 성명을 통해 “OPEC+ 소속국 어디든 합의 이행 이탈은 없다”며 “OPEC+ 단합이 깨져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그는 “OPEC+는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인 카르텔”이라고 말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에너지장관은 이어 “지난달과 이달 중 감산 합의를 제대로 안 지킨 나라는 오는 7~9월 추가 감산을 통해 결손분을 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성명을 함께 발표한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사우디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감산 합의 성공 여부는 모든 국가가 제 몫을 다하는 데에 달렸다”고 말했다.
사우디가 OPEC 좌장 격 국가라면 비OPEC국가 중 가장 목소리가 큰 나라는 러시아다. 양국 장관은 OPEC+가 처음으로 내놓은 ‘결손 보상’ 규칙을 강조했다. 그간 감산 합의만 해놓고 실제 감산량은 지키지 않은 나라가 많았기 때문이다. 시장정보업체 케이플러 추산에 따르면 지난달 OPEC+ 감산 합의 준수율은 89%에 그쳤다.
OPEC+는 지난 6일 온라인 화상회의를 열고 오는 7월 한 달간 하루평균 96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OPEC+는 지난달과 이달엔 산유량을 하루 970만 배럴 줄이고, 다음달부터 6개월간은 77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세계 원유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멕시코(하루평균 10만 배럴)만 제외하고 기존 감산량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이날 사우디는 OPEC+ 합의와는 별도로 자체 시행해온 일평균 100만 배럴 감산은 이달 말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우디는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과 함께 OPEC+ 감산합의보다 더 많이 자진 감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압둘아지즈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유가가 올라 목적을 이룬 만큼 자진 감산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