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액이 10조8000억원에 달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세계적 팬데믹(대유행)을 불러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피해액은 가늠하기 어려운 천문학적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7일 질병관리본부가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신종 감염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 비용 추계 및 신종 감염병 대응 사회투자의 영향 연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메르스 발생으로 우리 사회가 입은 손실은 총 10조8449억원으로 추산됐다. 이 중 환자 치료비용과 환자 사망에 따른 소득손실 등을 포함한 질병비용은 329억원이었다.
메르스 치료 및 확진자 발생에 따른 시설 폐쇄로 의료기관과 약국, 상점에 지급된 손실보상금은 1781억원이었다. 전국 17개 시·도가 지급한 긴급생계비와 사망자 유족에게 지급한 장례비용은 각각 142억원과 4억5000만원이었다.
메르스로 인한 전체 산업의 생산유발 감소액은 메르스가 발생한 2015년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6조2220억원에 달했다. 산업별 생산유발 감소액은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업 1조6030억원, 문화 및 기타 서비스업 7760억원, 운송서비스업 7520억원, 도소매서비스업 6380억원 등이었다.
보고서는 이번 코로나19 유행과 관련해 “메르스가 경제에 미친 영향이 3개월 정도의 비교적 단기 충격이었다면 코로나19가 미치는 사회경제적 폐해는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메르스는 확진자 186명, 사망자 38명이었으나 코로나19는 1월 20일 첫 환자가 나온 이후 지난 6일 기준 확진자 1만1776명, 사망자가 273명에 이른다. 이밖에 해외에서 들어와 자가격리를 한 내·외국인을 합치면 격리 인원은 수십만 명에 달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