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하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예정돼 있고 저금리 기조에 따라 시장에 유동성도 풍부해지고 있어요. 유동성의 파괴력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김영관 교보생명 강남재무설계센터 웰스매니저(사진)는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제에 미치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너무 비관적으로 봐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김 매니저는 “시장에 불확실성이 크지만 안전투자 일변도는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장이 리스크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고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면 가파른 회복세에 접어들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에 방점이 찍힌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매니저는 주식과 부동산 모두에서 재테크의 기회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부동산시장과 관련해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이자 부담이 줄어들면 부동산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더 강력한 규제를 내놓을 수 있겠지만 유동성 장세를 꺾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무주택자라면 하반기에라도 내집 장만에 나서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서울과 수도권의 청약 물건들이다. 신규 공급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고, 신축 아파트의 인기가 높은 데다 분양가 수준도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서다. 기존 주택은 대출 규제가 약한 9억원 미만 아파트를 서울 인기지역에서 찾아보길 권했다.
그는 상업용 ‘꼬마빌딩’에 관심을 두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봤다. 노후화한 꼬마빌딩을 사서 리모델링해 되파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하고 매물을 구하기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게 김 매니저의 분석이다. 다만 “상업용 건물은 임대수익률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실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며 “세입자들이 코로나19 피해를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판단이 섰을 때 투자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주식시장에도 눈을 돌려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택트(비대면) 산업과 정부의 ‘한국판 뉴딜’ 수혜주를 찾아야 한다”며 “온라인 쇼핑과 간편결제 관련 기업, 클라우드 서비스나 인터넷 동영상 기업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종목보다는 안정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2차전지, 자율주행, 5세대 이동통신(5G)에 필요한 부품도 주목해야 하는 아이템으로 꼽았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식은 코로나19 사태로 더 빠르게 가치를 더해가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김 매니저는 “금이나 달러 등을 안전자산이라고 생각해서 투자 비중을 크게 늘리기도 하는데 시장을 너무 나쁘게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환율 변동 등을 고려할 때 이들을 안전자산으로 묶는 게 맞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시대에 안전자산 개념이 희미해지고 있다”며 “적당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투자처를 적극적으로 찾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