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락했던 주식을 사들였던 개인 투자자, 이른바 '동학 개미' 들의 수익률이 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회복하는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올리면서 동학개미가 승리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주가지수가 연저점을 기록한 지난 3월19일 이후 이달 5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코스피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66.5%였다.
주가가 눈에 띄게 오른 종목은 SK였다. 지난 3월19일 10만70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5일 25만7000원으로 2.4배로 뛰어올랐다. 투자자가 연저점 당시 종가로 이 종목을 사들였다고 가정하면 5일 기준 수익률은 140.2%에 달한다.
삼성SDI도 같은 기간 18만3000에서 37만1500원으로 상승했다. 카카오(87.31%)와 네이버(60.42%) 등도 비대면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인 순매수가 1조원 가까이 몰린 삼성전자의 경우 29.2%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반면 투자 위험이 높은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상품(ETP) 투자에 뛰어든 일부 '불개미'들은 큰 손실을 봤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상장지수펀드(ETF)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였다. 이 종목의 수익률은 -59.1%로 집계됐다. 최근 한 달 기준으로 범위를 좁혀도 수익률은 -23.0%였다.
일명 '곱버스'라고도 불리는 이 종목은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음의 2배수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주가 반락을 노리고 곱버스에 올라탄 단기 투자자들은 최근 주가 반등에 크게 손해를 봤다는 추정이 가능한다.
괴리율 급등으로 문제가 된'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82%)과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78%) 등 원유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 상품들도 줄줄이 큰 손실을 나타냈다.
한편 코스피 지수는 지난 3월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급락했다. 당시 지수는 1450대까지 떨어져 2009년 7월 이후 10년8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당시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이탈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순매수 대열에 뛰어들엇다.
외국인은 지난 3월 5일부터 4월 16일까지 30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은 국내 주식을 사들이며 외국인이 팔아치운 물량을 대부분 받아냈다. 지난 3월 2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금액은 7조7272억원, 올해 연간 기준 누적으로는 25조7353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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