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러시아 북극권 시베리아 발전소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 수습을 돕겠다고 제안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경유 유출 사고에 안타까움을 나타낸 뒤 "미국은 러시아가 이번 환경재해를 해결하는 것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은 유튜브를 통해 미국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자하로바는 "우리는 당연히 미국 측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이미 양국 간에 두 번째 선의의 표시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번 미국 측 제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러시아와 미국이 서로 의료물품을 지원하며 협력한 사례에 뒤이은 것이란 설명이었다.
미국은 러시아가 지난 4월 초 미국 측에 인공호흡기 등 의료물품을 지원한 데 대한 화답으로 지난달 21일 러시아에 미국산 인공호흡기 50대를 보낸 바 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이는 아주 건설적 논의이고 적어도 그런 시도"라면서 "이런 일은 언급하고 사의를 표할 필요가 있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러시아의 기름 유출 관련) 회사는 물론 정부 기관들도 (사고 수습) 방안을 파악했고 문제 해결을 위한 일정도 정해졌다"고 덧붙여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러시아 재난당국인 비상사태부 제1차관 알렉산드르 추프리얀도 7일 기자들에게 폼페이오 장관의 지원 제안에 대해 논평하며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수습할 역량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에게 도움을 제안한 모든 국가들에 감사한다"면서 "(물론) 국가 지도부가 외국의 도움이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신속하고 효율적인 사고 수습을 위한 인력과 장비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북극권에 속한 러시아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주 노릴스크의 열병합발전소에서 지반 침하로 연료탱크가 파손되면서 경유 2만1000톤(t) 이상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출된 기름은 발전소 주변 암바르나야 강까지 유입돼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했다.
러시아 정부는 해당 지역에 연방 수준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수백명의 인력을 투입해 방재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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