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반영해 제작한 의류 등 일상용품 판매 사업에 나선다. 브랜드 파워를 높여 현지 판매 부진을 돌파하려는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현대차그룹중국(HMGC)은 지난달 사업 목적에 ‘의류·신발, 가구, 전자제품, 완구 도매 및 소매’를 추가했다.
HMGC가 본업인 자동차·부품과 관련이 없는 라이프 스타일 제품 사업에 뛰어든 것은 중국 소비시장의 큰손인 '바링허우·주링허우 세대(80·90년대 출생 세대)'와 접촉을 늘리기 위해서다.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소비에 익숙한 이들 30~40대에게 일상 용품을 통해 현대차를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물론 수퍼카 브랜드인 마세라티 등도 일찍부터 키홀더부터 지갑과 가방, 의류까지 로고를 붙인 라이프 스타일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프리미엄 자동차의 이미지가 반영된 이들 제품엔 해당 브랜드 자동차 보유자부터 구매 희망자들까지 고객이 다양해 판매 수익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도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1층 등에서 문구류와 모형 자동차 등 소품을 판매해오다 2018년 '현대 브랜드 컬렉션 온라인샵' 개설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섰다. 취급 품목도 의류부터 레저제품까지 확대했다. 작년엔 고성능차 브랜드 N라인 이미지를 적용한 티셔츠와 자켓(사진) 등도 선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현대차와 기아차, 제네시스 브랜드 정체성을 반영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출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라이프 스타일 제품 진출 배경엔 유럽차와 현지 브랜드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를 돌파하겠다는 전략도 있다. 현대차는 저가차는 현지 브랜드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고급차는 유럽차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