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 "아베 신조 코로나 대응 대실패…한국보다 못해"

입력 2020-06-05 14:01
수정 2020-09-03 00:02


세계적 투자가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이 대실패했다고 혹평했다.

로저스 회장은 일본 주간아사히 12일자 최신호(2일 발매) 기고에서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을 '아시아 최악'이라고 규정하며 이 같이 밝혔다.

로저스는 "50년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는 미주·유럽에 보잘것없는 존재였지만 세상이 바뀌었다"면서 "최근 30년 간 아시아는 서양 여러 나라보다 경제적으로 성공했고, 코로나19에 관해서도 서양보다 빨리 경제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은 아시아 국가들이 세계로부터 칭찬받고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이어 "내가 가진 정보로는 일본이 (코로나19 대응을) 매우 잘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며 "아베 총리는 코로나19 대책으로 뭔가 유효한 수단을 쓴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이 일본 국내 상황은 악화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검사(PCR검사)가 다른 주요국에 비해 제한적으로 실시된 것에 대해 "미국에서도 감염 확산 초기 PCR검사를 받지 못한 문제가 있었지만 그건 검사키트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일본에선 키트 부족 얘길 듣지 못했다"며 "그래도 PCR검사를 받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로저스는 "일본의 인구당 코로나19 사망자 수도 아시아에서 최악의 부류에 속한다. 결과만 놓고 보면 일본의 대응은 한국보다 좋지 않았다"며 "(현재) 중국과 한국·대만은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은 아직 그 상황에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또 로저스는 "일본의 코로나19 대책이 잘 되지 않은 건 아베 총리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본이 안고 있는 뿌리 깊은 문제도 있는 것 같다"며 "일본 사회는 유연성이 부족하고, 해마다 그 부족함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5일 0시 기준 현재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만7790명으로 집계됐다. 일본 국내 확진자 1만7064명에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712명, 전세기 확진자 14명을 더한 것으로 NHK가 공개한 각 지자체 확진자 수를 취합한 수치다.

누적 사망자 수는 923명으로 집계됐다. 홋카이도에서 2명, 도쿄·교토부·사이타마현에서 각각 1명씩 사망하면서 총 5명의 사망자가 새로 발생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