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갓 들어간 많은 사회초년생들에게 연말정산 만큼이나 골치 아픈 일은 신용카드를 고르는 일이다.
혜택을 비교해가며 카드를 골라 쓴다는 ‘체리피커(혜택만 빼먹는 사람)’도 많다는데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이들에게는 어디에 쌓이는 줄도 모르고 지나가는 카드사 포인트나 비행기 탈 일도 없어 ‘그림의 떡’ 같은 항공사 마일리지나 쓸모 없어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금융소비자들에게는 카드사 포인트 대신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페이머니’가 차곡차곡 쌓이는 ‘페이 카드’가 제격이다. 어느 카드든 간편결제 앱에 등록해서 쓸 수 있으니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페이도 특별히 ‘궁합’이 더 잘 맞는 카드가 있다. 연회비도 다른 신용카드에 비해 저렴하고 혜택을 받기 위해 필요한 전월실적의 장벽도 낮다.
‘페이코 플래티넘 롯데카드’가 대표적이다. 이 카드는 결제액의 최대 5%가 한도 없이 페이코 포인트로 적립된다. 전국 편의점·카페 등 18만개의 페이코 자체 가맹점에서 페이코 앱으로 결제하면 5%, 일반 카드 가맹점에서 결제시 1%가 적립된다. 연회비는 9000원이지만 월 적립한도는 30만 포인트에 달한다. 페이코 앱은 바코드 결제 외에도 삼성페이로 바로 연동해 쓸 수 있어 사용처의 폭도 넓다.
대표적인 간편결제 상업자표시카드(PLCC) ‘히트상품’들도 혜택이 좋다. 이베이코리아가 현대카드와 손잡고 내놓은 ‘스마일카드’는 전월실적과 적립한도와 관계없이 스마일페이로 결제하면 2%가 적립된다. 플라스틱 카드로 결제해도 1%가 적립된다. 평소에 지마켓과 옥션 등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쇼핑몰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없이 좋다.
토스와 하나카드의 합작품인 ‘토스카드’는 발급 후 3개월 간 전월실적이 50만원 미만일 경우 결제액의 1.5%, 100만원 이상일 경우 3%를 ‘토스머니’로 적립해준다.
페이카드를 고를 때도 여느 다른 카드를 고를 때와 마찬가지로 월 적립한도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적립 한도는 적립률 만큼이나 중요하다. ‘카카오페이 신한카드’는 카카오페이 앱에 카드를 등록해 결제하면 금액의 20%를 할인해준다. 할인폭은 크지만 전월실적 30만원 이상 60만원 미만일 경우 할인한도가 1만원에 불과하다.
삼성카드의 ‘네이버페이 탭탭’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네이버페이 결제시 결제액의 10%를 적립해주지만 전월실적이 30만원 이상일 경우 월 1만 포인트라는 적립 한도가 있다. 네이버쇼핑을 많이 쓴다면 월 적립한도가 없는 ‘네이버페이 신한카드’는 살펴볼 만 하다. 기본으로 결제액의 1%, 온라인 가맹점에서 네이버페이 결제시에는 총 3%가 적립된다.
애당초 간편결제를 안 쓰고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쓰는 ‘전통 방식’을 고수해왔다면 페이로 결제해야 혜택폭이 커지는 페이카드는 오히려 불편한 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간편결제를 즐겨 사용해왔다면? 어차피 매일 쓰던 페이 앱에 궁합이 잘 맞는 카드만 등록해서 사용하고 실시간으로 페이머니가 쌓이는 걸 볼 수 있다. 확인도, 사용도 쉽고 바로바로 현금처럼 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