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종로구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사진)에 대해 서울시가 보상비 4670억원을 책정했다. 부동산업계에선 해당 부지에 대한 현 시세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으로 평가했다.
5일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북촌지구단위 계획 변경안’을 공고했다. 계획안은 대한항공이 보유한 3만6642㎡ 규모의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이 계획에서 부지에 대한 보상비로 4670억원을 제시했다. 공원 조성비 등 부대 비용을 포함한 전체 예산 규모는 5357억원 수준이다.
앞서 시장에선 서울시의 매입희망 가격이 시세보다 크게 낮을 것이란 추측이 많았다.
이 보상비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 임시가격이다. 향후 실제 매입이 이뤄진다면 감정평가 업체 두 곳에 의뢰해 정확한 매입가격이 정해진다. 시 관계자는 "추후 감정평가를 하더라도 이 가격과 큰 편차가 없을 것"으로 추정했다.
송현동 부지는 각종 규제로 20년 넘게 개발이 멈춰있다. 경복궁 인근이라는 특성 때문에 건축물 높이는 12m 이하로 제한된다.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적률이 100~200%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은 7성급 한옥 호텔을 지으려다 학교 주변에 호텔 설립을 금지하는 학교보건법에 막혀 개발을 포기했다. 앞서 땅을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역시 미술관을 세우려다 무산됐다.
서울시의 부지매입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대한항공은 경쟁입찰을, 서울시는 수의계약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해당 부지가 문화공원으로 지정되면 개발이 어려워 경쟁입찰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