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등 외국 항공사의 중국 노선 운항을 오는 8일부터 허용하기로 했다. 미국이 중국의 외국 항공사 운항 중단 조치가 지속되면 중국 여객기의 미국 취항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한 직후 나온 조치다.
중국 민항국은 4일 기존 '국제선 운항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외국 항공사도 중국 내 국제공항 한 곳을 골라 매주 1회 운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 역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 3월말 국제선 운항계획을 내놓고 외국 항공사가 중국 국제공항 1곳을 정해 1주일에 1회만 운항하도록 했다. 또 3월12일을 기준으로 중국행 노선을 운영하지 않는 외국 항공사에는 1주일 1회 운항도 못하게 했다.
이 조치로 인해 3월12일 당시 중국행 노선을 모두 중단한 상태였던 미국 항공사들은 이후에도 운항이 금지됐다. 미국과 중국을 오가는 이들은 중국 항공사들만 이용해야 했다. 에어차이나, 동방, 남방, 하이난 등 4개 항공사가 총 주 20편의 미국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델타, 유타이티드 등 미국 항공사들이 지난달부터 운항 재개를 요청했으나 중국 민항국은 허가를 계속 미뤘다. 이에 미국 교통부는 3일(현지시간) "오는 16일부터 중국이 미국 항공사에 허용하는 규모로 중국 항공사 운항을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이 16일까지 미 항공사 운항을 계속 막을 경우 양국간 하늘길이 끊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중국 항공사의 미국 운항이 막힐 상황에 처하자 중국이 대응 조치로 외국 항공사 운항 허가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민항국은 항공사별로 '1노선 주 1회' 원칙을 유지하되 탑승객 전원이 3주 연속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으면 주 2회로 늘릴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승객 5명 이상이 양성 판정을 받으면 1주일간, 10명 이상이면 4주간 운항을 중단하도록 하는 벌칙도 내놨다. 중국 당국은 또 '적격 항공사'는 항공편을 더 늘릴 수 있는 길도 열어놨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도 한중 항공편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