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가 국내 조선 3사의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의 수혜주로 떠올랐다. 조선 경기가 회복되면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 기반을 둔 은행의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BNK금융지주는 3일 5.09% 오른 57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6.38%)에 이어 이틀간 10% 넘게 올랐다. 기관투자가들이 이 회사 주식을 7거래일간 순매수하며 가격을 끌어올렸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3사가 최근 카타르 국영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과 2027년까지 100척 이상의 LNG 운반선 공급 계약(23조원어치)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호재였다.
이번 공급 계약이 당장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가 되면 카타르에서 발주한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운전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일자리가 늘어나고 지역 경제가 살아나리라는 기대가 커졌다.
올해 BNK금융지주 주가가 유독 큰 폭으로 떨어진 것도 반등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지난 2일 대규모 수주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 이 회사 주식은 연초 대비 30% 이상 하락한 상태였다.
조선 수주 가뭄의 여파로 지역 경기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 BNK금융지주의 조선·해운·철강·운송장비 제조업 여신 규모는 약 7조원(1분기 말 기준)으로, 이 회사 총 여신의 9%를 차지하고 있다. 이 부문의 업황이 좋지 않자 BNK금융지주도 충당금 적립 필요성이 커지고 자산 건전성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나타났다. 지방 은행의 주요 고객인 중소기업들의 실적 역시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BNK금융지주 주가가 은행주 중에서도 가장 부진했던 이유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은행주가 전반적으로 주가 상승 흐름을 탄 가운데 이번 수주 소식은 투자 심리를 크게 개선하는 촉매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배당수익률은 연 6%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