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화재보험의 서울 역삼동 사옥(사진)이 오피스 건물로는 단위 면적당 국내 최고 가격에 팔린다.
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 강남타워 매각주관사인 JLL코리아는 한국토지신탁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한국토지신탁이 제시한 가격은 3.3㎡당 약 3400만원, 총금액은 3600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2018년 8월 코람코자산신탁·NH투자증권 컨소시엄이 삼성물산 서초사옥을 사들이면서 지급한 3.3㎡당 3050만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가격이다.
JLL코리아가 지난달 중순 진행한 본입찰에 10여 개 부동산 투자업체가 참여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입찰을 통해 1차로 걸러진 쇼트리스트(인수 적격 후보군)에는 한국토지신탁을 비롯해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등 6개 업체가 포함됐다. 대부분 업체가 당초 3.3㎡당 3200만원대의 입찰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토지신탁은 이후 매도자 측과 추가 협상 과정에서 금액을 올려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결정됐다.
현대해상 강남타워는 지하 7층~지상 19층, 연면적(건물 바닥면적의 합) 3만4983㎡ 규모의 오피스 빌딩으로 2011년 완공됐다. 지하철 2호선 역삼역과 가깝고 테헤란로 대로변에 자리잡고 있어 입지가 좋다. 현재 현대해상이 빌딩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은 이 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본입찰 때는 KB증권으로부터 받은 투자확약서(LOC)를 함께 제출해 매각 측의 신뢰도를 높였다. KB증권이 우선주 투자자로 빌딩 인수에 참여하고 한국토지신탁은 보통주 방식으로 빌딩 인수자금을 출자할 예정이다. 부동산업계는 한국토지신탁이 이 빌딩을 본사 사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매각 초기부터 대형 자산운용사는 물론 중소형 운용사까지 40여 곳의 업체가 이 빌딩에 관심을 보였다”며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부동산 투자를 위한 현장 실사 작업이 중단된 탓에 국내 매물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관심이 예전보다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