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코로나 직격탄 맞은 미국서 선방

입력 2020-06-03 15:27
수정 2020-06-03 15:29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경제가 마비된 탓이다. 하지만 도요타를 비롯한 경쟁사와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10만4786대의 차량을 팔았다고 3일 발표했다. 지난해 5월(12만8496대) 대비 18.5% 줄었다. 1~5월 누적 판매량은 44만4040대로 전년 동기(52만5289대)보다 15.5% 감소했다.

현대차(-12.9%)와 기아차(-23.7%) 모두 판매 실적이 나빠졌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량은 작년 동월보다 41.6% 급감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딜러점 다수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문을 닫고 있어 자동차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미래 불확실성을 감안해 차량 구매를 미루고 있어 당분간 미국 시장 전체가 침체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공장도 수요 급감으로 수시로 휴업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가 다른 자동차 제조사와 비교하면 그나마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도요타(렉서스 포함)는 지난달 16만5055대의 차량을 팔았다. 전년 동기(22만2174대) 대비 25.7% 줄었다. 분기별로 판매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 브랜드와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유럽 브랜드의 판매 감소폭도 20~4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6만6479대)과 비교하면 57.6% 늘었다. 6월 이후 감소세가 다소 꺾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랜다 파커 미국법인 판매담당 부사장은 "새로운 온라인 판매 방법을 도입하고 적절한 고객 프로모션을 도입한 덕택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지난 4월부터 미국에서 온라인 판매 플랫폼 '클릭 투 바이'를 통해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제품별로 보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판매 급감을 방어했다. 전체 판매량 중 SUV 비중은 작년 5월 56.5%에서 지난달 66.6%로 늘었다. 현대차에서는 투싼(1만5552대) 싼타페(9549대) 팰리세이드(7866대) 등이 인기를 끌었다.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6월 미국에 출시된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기아차에서는 스포티지(7576대)와 쏘렌토(7262대) 등이 많이 팔렸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