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위에 주방위군 2만여명 투입…폭동·약탈 '최고조' [종합]

입력 2020-06-03 10:45
수정 2020-09-01 00:03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 관련 시위가 점점 격화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전역에 주 방위군 약 2만명을 동원하는 등 경비 강화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동과 약탈 저지를 위해 군대를 투입하겠다"며 폭력 시위 사태에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2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국 주 방위군은 국방부와 워싱턴DC 주변 기지들에 대한 병력 방호 수준을 끌어올렸다. 조지프 렝겔 주 방위군 사령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체적으로 시위는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증가세"라고 했다. 렝겔 사령관은 "인디애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주에 있던 1500명의 주 방위군 병력이 워싱턴DC에 추가 투입될 것"이라고 했다.

주 방위군에 따르면 워싱턴DC에서 연일 격렬한 항의시위가 벌어지면서 주 방위군 1300명이 추가 투입됐다. 전날에는 유타와 뉴저지지 병력 일부도 워싱턴DC 시위 현장에 합류했다. 렝겔 사령관은 1만8000명의 주 방위군 병력이 현재 29개주에서 지역 내 법 집행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이번 시위 사태에 따른 주 방위군 투입 규모는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병력과 거의 동일하다"며 또 다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현재 미 전역에서 동원된 주 방위군 규모가 2만명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주 방위군측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지원을 위해 투입된 병력 4만2000명을 합치면 전국적으로 소집된 병력은 6만6700여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미국이 국내 사태 대응을 위해 소집한 주 방위군 병력 규모로는 최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강경 방침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지사들과의 화상회의에서 폭도들을 "인간 쓰레기"라고 표현하며 "성난 폭도가 평화적 시위자를 집어삼키게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은 제압해야 한다. 제압하지 못하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그들은 여러분을 때려눕힐 것이고 여러분은 한 무리의 얼간이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러분은 사람들을 체포하고 추적하고 10년간 감옥에 보내야 한다"며 너무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케일리 매케너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서 브리핑을 받았다며 "전국에 걸쳐 추가로 연방자산 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전역에서 항의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인상점들도 폭력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교민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50개 안팎의 현지 한인 점포가 항의 시위대의 약탈 공격을 받았다.

CBS시카고에 따르면 또 다른 지역인 시카고 사우스 사이드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한인도 약탈을 당했다. 이 가게의 운영자인 한인은 "20~30명이 몰려와서 약탈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시위대를 이해하지만 약탈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한인이 몰려있는 LA한인타운에는 주 방위군이 투입된 상태다. 주 방위군은 항의 시위 사태가 끝날 때까지 LA 경찰과 함께 한인타운에 주둔하면서 992년 'LA 폭동 사태'의 재연을 막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