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체들이 하반기에도 신작을 쏟아낸다. 유명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규 게임이 대거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게임 이용시간이 늘어 올해 게임업계의 실적 전망은 밝다.
인기 IP 적극 활용
넥슨은 올 하반기에도 자사 인기 IP 기반의 신작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모바일 게임 ‘바람의 나라: 연’의 개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게임은 1996년 나온 넥슨의 첫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의 모바일 버전이다.
넥슨 관계자는 “원작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게임 조작감과 게임 내 전투의 재미를 모바일 기기에서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도 올 하반기 출시된다. 이달 4일부터 두 번째 글로벌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를 한다. 이 게임 역시 같은 이름의 인기 PC 게임이 원작이다. 4K급 고화질로 개발 중이다. 콘솔과 PC 등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며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할 계획이다.
넥슨이 올 하반기 유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커츠펠’은 신규 IP 바탕의 게임이다. 게임 ‘그랜드체이스’와 ‘엘소드’의 개발진이 참여했다. 애니메이션 요소가 강한 온라인 액션 게임이다. 혼돈의 시대를 배경으로 이용자가 비밀 조직 ‘체이스’의 구성원이 돼 과거의 영웅을 구출하는 과정을 담았다.
넷마블도 자체 IP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스톤에이지’ IP를 활용한 게임 ‘스톤에이지 월드’다. 2000년 출시돼 인기를 끌었던 PC 게임 ‘스톤에이지’의 모바일 버전이다. 석기시대를 배경으로 다양한 공룡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이다. ‘스톤에이지 월드’를 시작으로 넷마블의 하반기 게임 출시 계획이 빽빽하다. 넷마블은 ‘BTS 유니버스 스토리’와 ‘A3: 스틸얼라이브’의 글로벌 버전도 내놓을 계획이다. ‘세븐나이츠’ IP를 활용한 ‘세븐나이츠2’도 개발하고 있다. ‘제2의 나라’ 역시 기대작이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그래픽과 스토리를 앞세운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위기에 빠진 세계를 구하는 스토리에 카툰 렌더링 방식의 3차원(3D) 그래픽이 특징이다.
엔씨, 모바일 1위 이어갈까
엔씨소프트는 하반기에 게임 ‘블레이드앤소울2(블소2)’를 출시할 계획이다. ‘블소2’는 2012년 출시된 PC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의 차기작이다. ‘블레이드앤소울’은 동양적 무협 정서를 담은 수준 높은 그래픽과 호쾌한 액션 장면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블소2’는 전작의 감성과 특징을 계승하는 동시에 혁신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작되고 있다”며 “이전 모바일 게임을 뛰어넘는 완성도를 바탕으로 높은 자유도와 액션 장면을 구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의 북미 법인인 엔씨웨스트는 음악 게임 ‘퓨저’를 올해 미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 게임은 유명 음악 게임 ‘댄스 센트럴’을 제작한 하모닉스가 개발하고 있다.
컴투스도 자사 IP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인기 게임 ‘서머너즈 워’ IP 기반의 게임을 개발 중이다.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은 ‘서머너즈 워’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원작의 재미와 전략 전투 방식을 강조한 게임이다. 원작 이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실시간 전투 연출에 집중했다. 원작의 아기자기한 캐릭터에서 벗어나 더욱 현실감 있게 게임 캐릭터를 표현할 계획이다. 또 다른 신작 게임인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은 ‘서머너즈 워’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인 ‘소환수’를 MMORPG로 재해석한다. 최대 3개의 캐릭터를 선택해 한 캐릭터당 최대 세 마리의 소환수와 실시간 전투를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게임 이용 증가
웹젠은 게임 ‘R2모바일’을 하반기 내놓을 계획이다. 이 게임도 인기 IP를 활용했다. 웹젠이 2006년 출시해 지금도 유통 중인 PC 게임 ‘R2’가 바탕이다. 웹젠 관계자는 “원작의 핵심 콘텐츠와 재미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R2 개발자들이 직접 게임 개발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사의 인기 게임 ‘뮤’ IP를 이용한 신규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등 해외 시장을 노릴 계획이다.
게임빌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레이싱 게임 ‘프로젝트 카스 고’도 기존 IP를 이용했다. 영국 게임사 슬라이틀리매드스튜디오가 선보여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게임 ‘프로젝트 카스’ 시리즈의 모바일 버전이다. 게임빌 관계자는 “세계 유명 레이싱 트랙을 사실적으로 구현하고 50여 종의 레이싱카를 개인 맞춤형으로 꾸밀 수 있도록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업계의 하반기 실적 전망은 나쁘지 않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게임 이용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글로벌 앱 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는 작년보다 18% 증가한 123억 건을 기록했다. 관련 소비자 지출은 2% 증가한 166억달러(약 20조3715억원)로 추정된다. 앱애니는 올해 모바일 게임의 성장세가 커져 PC 게임 매출의 2.8배, 콘솔 게임의 3.1배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