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살찌는 습관 vs 살 빠지는 습관

입력 2020-06-03 08:52
수정 2020-06-03 08:54
‘규칙적인 생활과 식습관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지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비만클리닉을 찾는 의료소비자들 중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초반에는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고 수면을 취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시간을 보내거나, 규칙적인 식사는 고사하고 하루에 3끼를 다 못 챙겨 먹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다이어트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는 생활 수칙을 소개한다.

배고픈 다이어트 싫다면, 아침은 꼭 챙겨야

2013년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진들은 하루 섭취 칼로리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아침을 든든하게 먹은 그룹과 저녁을 든든하게 먹은 그룹의 다이어트 효과를 비교해 발표했다. 12주 후 아침을 든든하게 먹은 그룹은 평균 8.7kg을 감량한 반면, 저녁을 잘 먹은 그룹은 평균 3.6kg 감량에 그쳤다. 허리둘레의 변화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아침을 챙겨먹는 습관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식욕 조절에 유리하기 때문이다.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은 아침식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아침을 챙겨먹으면 그렇지 않은 날보다 그렐린의 수치가 낮아져 공복감을 덜 느끼게 되고, 식욕을 조절하기 수월해진다. 저녁 시간에는 지방세포가 혈중포도당을 지방으로 저장하는 작업이 왕성해지기 때문에 아침 식사를 든든하게 챙겨 공복감을 줄이고, 저녁은 소식하는 것이 현명하다.

낮에는 충분한 활동, 밤에는 숙면 취해야

우리 몸은 정해진 신체리듬이 있으며 낮과 밤에 따라 역할이 달라진다. 인체는 빛, 어둠, 수면으로 인해 고유의 신체 리듬을 형성하는 데 이를 못 따라가고 뒤바뀐 생활을 한다면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비만의 가능성이 커진다.

낮에 보는 햇빛은 비타민D가 체내 합성 되는 것을 돕는다. 이는 신진대사 기능을 촉진시키고, 생리 작용에 영향을 주는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를 향상시킨다. 동일한 칼로리에 동일한 양의 음식을 먹더라도 밤에 먹는 것 보다 낮에 먹는 것이 소화도 더 잘 되고 살찔 가능성이 낮은 이유다. 하지만 낮에 활동을 안 하고 잠을 자게 된다면 운동 부족, 영양 부족, 무기력함, 우울증, 면역력 저하, 당뇨, 비만 등의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밤에 수면은 장기에게 휴식을 주고, 성장 호르몬과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를 돕는다. 밤에 잠을 자지 않고 활동하게 된다면 신체가 재생을 못 하고 골밀도와 피부 노화를 촉진 시키며 체지방 분해를 방해해 살이 찔 가능성이 높아진다. 게다가 식욕을 증가 시키는 그렐린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면서 폭식을 유도해 위장 장애는 물론 결국 비만으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오후 10시부터 늦어도 새벽 2시 사이에는 잠드는 생활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우리 비만클리닉에서도 규칙적인 생활과 식습관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시·수술 이후에도 건강한 다이어트를 이어가기 위해선 꼭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를 챙기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은 간단하지만 습관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식사 시간과 잠드는 시간을 기록하면서 의지를 다지거나, 일정 기간 실천 시에 스스로에게 작은 보상을 해보는 등의 행동수정요법을 실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실천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한번 자리 잡은 규칙적인 생활 패턴이 건강한 다이어트의 지름길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