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성공적인 기업공개(IPO)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사진)은 2일 기자와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상장은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밀어붙였다”며 “상장 추진은 증시를 통해 우리 신약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인 SK바이오팜은 올해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공모로 최대 95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2017년 7월 코스닥시장 상장으로 1조88억원을 조달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이후 최대 규모다. 조 사장은 “새벽 6시부터 하루 평균 여덟 곳 이상의 해외 기관투자가들과 전화로 사전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공식 딜로드쇼(DR)는 오는 10일부터이지만 문의가 워낙 많아 사전 미팅을 먼저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SK바이오팜은 이번 공모에서 몸값을 기존 예상치보다 30%가량 낮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기업가치는 5조원 이상도 거론됐지만 최대 3조8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조 사장은 “기업가치를 예상보다 낮춘 것은 아쉽지만 회사와 신약 개발 경쟁력을 시장에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상장 이외에도 회사의 가치를 평가받을 기회는 앞으로도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자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연구개발, 임상, 허가, 판매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SK바이오팜이 직접 맡았다. 국내 제약사로는 처음이다. 업계에선 세노바메이트가 연매출 1조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올 하반기 기존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에게 세노바메이트를 투여했을 때 효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세노바메이트의 임상 3상 데이터를 재분석한 논문이다. 조 사장은 “세노바메이트가 기존 약물의 부작용을 어떻게 줄이고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는지에 대한 데이터”라며 “논문이 게재되면 시장에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뇌전증 치료제 중 점유율 1위인 UBC의 빔팻 매출이 작년 14억달러(약 1조7000억원)였다”며 “세노바메이트는는 빔팻을 대체하는 경쟁 약물이 아니라 빔팻을 먹는 환자 중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환자가 추가로 먹는 약이어서 시장성이 충분히 있다”고 자신했다. 세노바메이트는 내년 3월 유럽의약품청(EMA)의 허가를 받고 유럽 시장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뇌전증 환자뿐만 아니라 일차성 전신성 강직성-간대성 발작(PGTC) 환자에게도 처방할 수 있다. 뇌전증으로 허가를 받았지만 현재 적응증을 추가하는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뇌종양 치료제의 임상1상 허가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할 예정이다. 합성의약품으로 현재 동물실험 단계다.
전예진/이우상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