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호 "카카오가 찜한 스트리밍 기술…실시간 영상 버벅거림 없앴죠"

입력 2020-06-02 17:29
수정 2020-06-03 01:02
리모트몬스터는 ‘스트리밍계의 로켓배송’으로 불린다. 영상을 서비스할 때 이 회사의 스트리밍 솔루션을 이용하면 방송 지연시간을 기존 5초 이상에서 0.5~1.0초 사이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진호 리모트몬스터 대표(사진)는 “실시간 소통이 중요한 라이브 방송에서는 지연시간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카카오의 기업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56억원에 리모트몬스터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리모트몬스터의 실시간 스트리밍 기술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결과다. 리모트몬스터는 기존의 기업용 스트리밍 솔루션 사업과 함께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기업용 플랫폼 사업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코로나19로 매출 2~3배로

리모트몬스터는 영상회의, 영상통화,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솔루션 업체다. 기업들이 간편하고 빠르게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업이 앱 또는 웹을 개발하려면 보통 수개월이 걸리지만 리모트몬스터의 솔루션을 이용하면 2주 만에 서비스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업들이 영상 기반 서비스를 개발할 때 주로 부딪히는 문제는 트래픽 비용이다. 영상은 통상 고용량이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 리모트몬스터는 자체 개발한 기술로 트래픽 비용을 줄여준다. 큰 화면으로 볼 때는 고해상도, 작은 화면에는 저해상도로 영상을 전송하는 식이다. 최 대표는 “해상도에 따라 용량과 크기를 차별화해 트래픽 부담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영상회의·통화, 스트리밍 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수요가 늘어난 분야다. 전염병 감염 우려로 재택근무와 ‘집콕’ 생활이 늘어나면서 언택트(비대면)산업이 급성장했다. 리모트몬스터도 이런 흐름을 타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두세 배로 뛰었다.

리모트몬스터의 솔루션을 이용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원어민 영어회화 앱인 ‘튜터링’을 시작으로 음식 전문 라이브커머스 ‘비밀’, 심리상담 서비스 ‘트로스트’ 등 20여 개 기업이 리모트몬스터를 선택했다.

통신 기반으로 지연속도 줄여

리모트몬스터는 웹을 이용해 통신할 수 있는 웹실시간통신(웹RTC)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인터넷 브라우저를 통해 구현되는 통신 기술이다. 이 기술을 영상회의, 통화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방송 서비스에도 끌고 왔다. 웹RTC 기반으로 방송 서비스를 하는 건 국내에서 리모트몬스터가 유일하다.

스트리밍 방송에서 지연속도를 줄인 것도 웹 통신 기반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방송은 속도보다 영상 품질을 우선하는 반면 통신은 ‘동시성’이 중요하다. 리모트몬스터가 통신 기반 기술을 선택한 이유다. 최 대표는 “통신 기반 서비스가 속도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포스코, IBM, SK텔레콤을 거친 개발자 출신이다. SK텔레콤 시절 웹RTC 기술의 가능성을 보고 2016년 리모트몬스터를 창업했다. 이 기술로 누구나 통신 기술을 활용할 기회가 열릴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라는 새 주인을 만나면서 더 많은 사업 기회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대표는 “기존 사업을 바탕으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시너지를 내겠다”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