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촉법소년 연령 낮추는 것 어렵다"

입력 2020-06-02 17:06
수정 2020-06-02 17:11

청와대는 2일 '렌트카 훔쳐 사망사고 낸 청소년 엄중 처벌'을 요구한 국민 청원에 대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의 연령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청원의 주된 취지 중 하나는 촉법소년도 중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성인과 동일한 형사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정부와 20대 국회는 촉법소년 연령 인하를 포함한 소년법 개정 또는 폐지를 논의해 왔다"며 "그러나 국회에서 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해 합의를 이루지 못하였고 결국 회기 내에 관련 법안들이 처리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센터장은 "촉법소년 범죄의 심각성과 피해자의 아픔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지만 소년범죄 문제는 처벌의 강화라는 형사사법적 측면 외에도 범죄 소년을 올바르게 교육시켜 다시 사회로 복귀시켜야 하는 사회복지 및 교육적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소년법 개정과 관련된 4차례의 공청회와 6차례의 국민청원 답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다수 전문가들이 소년범에 대한 처벌강화가 소년의 재범률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 아니라고 지적한바 있다고도 했다. 강 센터장은 "촉법소년에 대한 연령 인하가 범죄감소로 이어졌다는 해외의 사례를 찾을 수 없었다"며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촉법소년에 대한 형사처벌 부과문제는 사회적 공론화가 더 필요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금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대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먼저 촉법소년의 재비행을 방지하기 위한 소년보호처분의 내실화하고 소년범죄 피해자 보호와 지원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강 센터장은 "이번 청원을 통해 소년범죄로 인해 억울한 피해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100만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각계의 의견을 모아 국민께서 납득할 때까지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