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을 피해 따로 사는 아내를 찾아가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인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대구 강북경찰서는 1일 대구 북구 서변동 한 원룸에서 아내의 몸에 불을 붙여 중상을 입힌 혐의로 A(51)씨를 현행범으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9시 45분쯤 대구 북구 서변동에 거주하는 아내 B씨를 미행한 뒤 집 앞 복도에서 B씨를 붙잡아 폭행했다. B씨가 저항하자 A씨는 준비한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였다.
당시 집에 있던 아들 C군이 비명소리를 듣고 뛰쳐나와 B씨 몸에 붙은 불을 껐다. B씨는 얼굴에 1도, 몸과 양쪽 팔에 2도 화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B씨 이웃이 119에 신고했고 소방대원과 함께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도주하지 않고 현장에 남아 있었다.
A씨는 지난 5월초 법원으로부터 아내 B씨에 대한 접근금지명령을 통보받았다. B씨는 남편의 가정 폭력을 피해 아들과 함께 따로 살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방화 과정에서 왼팔과 가슴에 2도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후송됐다. 경찰은 A씨의 치료가 끝나는 대로 구속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