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의 새 랜드마크 72층 파크원 내달 준공

입력 2020-05-31 17:32
수정 2020-10-12 15:23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여의도 파크원(Parc1)이 착공 13년 만인 오는 7월 준공된다. 최고 333m(72층)로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와 부산 엘시티더샵(411m)에 이어 한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빌딩이 된다.

31일 건설업계 따르면 여의도 파크원은 지난 24일 야간 점등을 마치고 내달 입주를 위한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은 소방 안전진단 등 모든 행정 절차를 6월까지 끝낸다는 계획이다.

파크원은 오피스타워 2개 동과 호텔, 이 둘을 잇는 백화점 등 4개 동으로 구성됐다. 72층 높이의 타워1동은 임차인을 모집 중이고, 56층인 타워2동은 NH투자증권이 지난 1월 9500억원에 매입해 본사를 이전할 예정이다. 31층인 호텔동에는 캐나다 호텔체인인 페어몬트(객실 326개)가 국내 최초로 들어온다. 타워1, 2동과 호텔동을 잇는 중간에는 서울 최대 규모 현대백화점이 내년 1월 입점한다. 현대백화점은 여의도역 및 IFC몰과 지하로 연결된다.

옛 통일주차장 부지에 들어선 파크원은 2007년 착공됐지만 통일교 내부 갈등으로 2010년 10월부터 6년간 공사가 중단됐다. 2016년 자문사로 나선 NH투자증권이 사업비 조달에 성공하면서 공사가 재개됐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6년간 철골로 방치됐던 파크원…72층 최첨단 마천루로 우뚝
축구장 88개 면적에 333m 높이…고속 엘리베이터로 72층까지 33초


지난 24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 건물에 붉은색 불빛이 한가득 들어왔다. 오는 7월 준공 예정인 여의도 ‘파크원(Parc1)’이 경관 점검을 위해 켠 조명. 2010년 10월부터 6년간 공사가 중단되는 동안 철골만 남아 흉물로 여겨졌던 파크원이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탄생한다는 신호였다.

‘금융1번지’ 여의도에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홍콩 ‘국제금융센터’ 등과 같은 초고층 빌딩이 없었다. 파크원은 높이 333m(72층) 규모로 서울시의 스카이라인을 바꾸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축구장 88개 연면적 갖춰

총 2조100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 파크원은 축구장 88개를 더한 연면적(62만9047㎡)을 갖췄다. 오피스로 쓰이는 타워1·2동과 현대백화점 여의도점(가칭), 페어몬트호텔로 구성된 4개 동 규모다.

가장 높은 72층 타워1동은 모든 층이 오피스로 이뤄진다.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에서 내려 지하 무빙워크에 올라타면 5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분당 360m를 이동하는 엘리베이터로 33초 만에 가장 높은 72층에 닿는다. 오피스는 천장고가 3m나 돼 쾌적한 근무 환경을 제공한다. 맑은 날 고층에서는 경기 김포와 고양 일산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조망권도 탁월하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8개의 외부 기둥이 건물 하중의 80%를 지탱하고 있어 사무실 안에는 기둥이 없다”며 “개방감이 높고 공간 활용도 더 효율적이어서 기업들의 입주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높이 56층 규모의 타워2동은 NH투자증권이 지난해 9500억원에 사들였다. NH투자증권은 기존 여의도 사옥을 2500억원에 매각하고 이곳에 새롭게 둥지를 튼다.

타워1·2동과 호텔을 연결하는 공간에는 영업면적 8만9100㎡에 달하는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이 들어선다.

현대백화점 지하 2층과 IFC몰, 지하철 여의도역도 이어진다. 지하통로는 내년 1월 현대백화점과 함께 준공된다. 거대 쇼핑 단지가 생기는 것이어서 영등포구는 물론이고 인근 마포와 용산 등의 수요까지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파크원의 호텔동에는 캐나다 호텔 체인인 ‘페어몬트’가 국내 최초로 들어선다. 31층에 326개 객실로 구성된다. 최고층에는 루프톱 레스토랑과 바가 들어선다. 수영장, 스파 등 휴게시설과 회의를 위한 미팅룸도 조성된다. 호텔은 기본 전용 32㎡로 구성되고 스위트룸은 전용 200㎡ 크기다. 캐나다 퀘벡시에 있는 페어몬트호텔은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한국 전통 살린 붉은색 기둥 설계

파크원은 독창적인 설계로 주목받고 있다. 통상 건축물 안에 들어가는 대형 기둥을 외관에 그대로 드러내고, 눈에 띄는 붉은색을 칠했기 때문이다. 파크원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퐁피두센터 등을 설계한 이탈리아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가 디자인했다.

타워1·2동의 8개 붉은색 기둥은 한국 전통 건축물의 기둥 형상을 담아낸 것이다. 색상 역시 한국 목조 건축물 단청(기둥이나 천장 등에 무늬와 그림을 그려넣는 것)의 붉은색 무늬에서 착안했다. 한국 전통 건축의 강렬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가장 적합한 게 붉은색이라는 설명이다. 유리 커튼월로 둘러싸인 대다수 고층 건물과 다른 파크원만의 개성있는 외관이 탄생한 배경이다.

파크원은 준공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7년 착공했지만 땅 주인인 통일교 측 내부 갈등으로 2010년 10월부터 6년간 공사가 중단됐다. 포스코건설이 2016년부터 공사를 재개해 다음달 13년간의 공사를 마무리짓게 됐다.

파크원 준공으로 포스코건설은 또다시 건축 기술의 결정체로 불리는 초고층 빌딩 분야의 강자임을 입증했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411m), 인천 송도 포스코타워(305m) 등도 포스코건설의 작품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파크원은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들어서기 전까지 오피스 기능이 약한 롯데월드타워나 주상복합인 엘시티 더샵보다 중요한 랜드마크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