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구름과 비' 운명을 거스르는 박시후, 질식 위기 속 고성희 구해냈다

입력 2020-05-31 09:55
수정 2020-05-31 09:57


‘바람과 구름과 비’ 박시후가 ‘운’을 탓하며 ‘생’을 날려버린 자를 향해 ‘분노의 호령’을 쏟아내며 안방극장을 집어삼켰다.

박시후는 TV CHOSUN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에서 명문 집안 금수저 출신에서 멸문당한 천한 점쟁이로 몰락했다가 다시 권력의 정점으로 올라가게 되는 조선 최고의 역술가이자 관상자 최천중을 역을 맡았다. 지난 30일 방송된 ‘바람과 구름과 비’ 4회에서 박시후는 위용찬 호령, 질식 위기에 처한 세 명의 여인을 구출하는 순간들을 압도적 카리스마로 선보였다.

극중 최천중(박시후)은 애써 재회한 이봉련(고성희)을 겨우 뿌리친 채 홀로 슬픔을 삭이며 주막으로 돌아왔고, 또다시 사주를 봐달라고 줄을 선 백성들의 무리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다 유달리 눈에 띄는 지친 얼굴의 남매 송진(서동복)-송화(강다은)를 보고 방으로 불렀고, 오라비 송진으로부터 ‘10년째 ‘운’이 좋지 않아 과거에서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붙을지 봐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최천중은 동생 송화의 머리에서 나는 분내를 통해 송진이 어린 여동생을 기루에 내보내 받은 돈으로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추측한 뒤 싸늘한 눈길을 보냈고 “합격 여부는 말 못 하겠소!”라며 받았던 복채에 웃돈까지 얹어준 후 무작정 송진-송화를 내보냈다.

뒤이어 최천중은 흥선대원군(전광렬)의 손에 이끌려 조대비(김보연) 앞에 불려가 왕족 자제들의 사주를 보게 됐고 ‘왕실에서 어떤 인물을 찾고 있음’을 직감, 폭풍이 칠 시기가 도래할 것임을 예감했다. 그런데 퇴궐해 돌아오는 길에 이봉련이 송화의 얼굴에 서린 죽음의 기운을 보고 ‘당장 김가에 바친 돈을 받아내고 도망치라’고 조언하는 것을 듣게 되면서 송화의 오빠 송진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에 최천중은 송진이 공부는 뒷전인 채 송화와 어머니가 벌어온 돈으로 술 마시고 도박을 하며, 십 년을 버리면서도 ‘운이 나빠서 과거에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한량임을 알게 됐다. 더욱이 최천중은 ‘합격 여부는 말 못 하겠다’고 말한 것에 앙심을 품고 찾아온 송진이 ‘뇌물을 줘서 합격할 거다’라고 거들먹거리자 ‘반드시 낙방이니 살고 싶으면 돈이나 찾아오라’고 서늘하게 외치며 쫓아내 긴박감을 폭증시켰다.

이후 최천중은 결국 과거에서 탈락해 낫까지 들고 난동을 피우는 송진과 마주했던 터. 최천중은 송진이 ‘네가 저주를 걸어 떨어진 것이다’라고 덤비는 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채 “계속 불운을 탓하더니 이젠 내 탓이냐? 소용없어. 넌 앞으로 이십 년간 흉운이 계속될 테니”라고 냉정히 응수했다. 이어 단숨에 송진을 제압한 최천중은 “그 무거운 인생을 어머니와 누이에게 기댄 채 니 인생 좋은 시기를 너는 그렇게 써버린 거야!”라고 일갈한 뒤 “길운에 선하게 최선을 다한 자는 흉운에도 버티지만, 너 같이 낭비한 자는 네가 그토록 믿는 운명이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거다!”라며 단호히 호령해 송진의 넋을 빠지게 만들었다. 최천중이 뿜어내는 서늘한 권위가 극을 휘감으면서 과연 길을 만들어가는 최천중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펼칠 것인지, 감동의 전율을 드리웠다.

그런가 하면 최천중은 끝내 이봉련의 위기를 모른 척하지 못했고, 송진이 피운 독 속에서 죽어가던 이봉련과 송화의 가족들을 구해낸 뒤 애틋한 눈빛을 드리우는 엔딩으로 심금을 울렸다. 특히 박시후는 한 마디 한 마디에 힘과 감정을 강렬하게 실어 압도적 아우라를 뿜어내는 ‘분노의 일갈’로 브라운관을 흔들었다.

한편 ‘바람과 구름과 비’는 매주 토, 일 오후 10시 50분에 방송된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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