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경기도 부천 물류센터 근무자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며 택배를 통한 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8명 늘었다. 지난 28일 신규 환자가 79명 발생한 것에 이어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 여파로 신규 확진자수가 연이틀 50명을 넘어선 셈이다.
감염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자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택배를 통한 감염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프린스턴대 등이 공동연구해 국제 의학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실은 논문에 따르면 택배 상자에서는 바이러스가 24시간 정도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은 매개체에 따라 다른데,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리스 표면에서는 2~3일, 포장재로 많이 쓰이는 골판지에서는 24시간, 구리 표면에서는 4시간 생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택배상자에 플라스틱 재질의 테이프를 붙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3일까지도 택배상자에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생각이다. 특히 확진자가 발생한 쿠팡이나 마켓컬리의 경우 당일배송 등 빠른 배송을 자랑하는 곳이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하루 이틀 현관 밖에다가 택배를 보관했다가 나중에 뜯는다", "헤어드라이어로 고열을 가해 바이러스를 사멸시킨다", "소독 스프레이를 뿌린 뒤에 상품을 개봉한다" 등의 안전한 택배 개봉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방역 전문가는 커뮤니티에서 공유되고 있는 노하우들이 일정 부분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원용남 한국방역협회 서울지회장은 "택배를 통한 감염 우려는 낮다"면서도 "헤어드라이어로 고열을 가하면 바이러스가 사멸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드라이어 바람이 안 닿는 곳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차라리 마른 천에 소독액을 묻혀 택배 상자나 물건을 닦아내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원 지회장은 "소독액을 고를 때는 에탄올 함량이 75%인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방역 당국 역시 택배를 통한 감염 우려는 낮다는 입장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지난 26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야외 또는 실외에서도 충분히 생존 가능하다는 것으로 파악은 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중장거리로 이송되는 배달 물건을 통해 전파된 사례가 보고된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