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결국 '금배지' 다는 윤미향…국민은 자격 있다고 보지 않는다

입력 2020-05-29 17:21
수정 2020-05-30 00:03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관련 의혹의 당사자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결국 21대 국회의원 ‘금배지’를 달게 됐다. 오늘부터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는 임기 개시 하루 전인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모금 유용, 안성쉼터 등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사실상 전면 부인했고 사과하지도 않았다.

다만 개인계좌로 후원금을 받은 것은 “지금 보니 잘못된 판단”이라며 “허술한 부분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쓴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의원 신분이 되기 하루 앞서 논란이 되는 부분을 정리하고 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의 해명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현재로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검찰이 정의연 수사에 착수했지만 윤 당선자에 대한 직접 조사는 하지 않았다. 오늘부터 국회의원 신분이 된 그는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을 갖게 돼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국회를 방패 삼아 논란을 피해 가려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힘든 이유다.

그가 온갖 의혹과 비난에도 ‘버티기’를 해온 것은 “신상털기식 의혹 제기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여당의 ‘내 편 감싸기’를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개중에는 사실이 아니거나 과장된 것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과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만으로도 많은 국민이 공분을 느끼고 있다. 이는 시민단체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기부 문화마저 흔들리고 있다.

여당 지도부는 이번 사태가 당에 득보다는 실을, 국민에게는 큰 실망을 안겼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최근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0.4%가 ‘윤씨가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 대다수는 그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보고 있다는 얘기다. “정치적으로 책임질 부분은 책임져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쓴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21대 국회 개원을 맞아 지금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거대 여당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