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족 단위 국내 여행이 확산되면서 전기자동차를 이용한 관광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경북은 충전시설이 열악해 관광객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경상북도에 따르면 도내 대부분 관광지에 전기차 충전설비가 부족한 실정이다. 예천군은 아파트 세 곳을 제외하면 급속충전기가 보급된 곳이 군청과 문화체육센터(양궁장), 경북개발공사뿐이다. 문경시도 약돌한우타운과 문경새재 주차장에 충전시설이 있지만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세 가지 방식 중 한 가지만 있어 전기차 운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봉화 백두대간수목원, 청량산도립공원도 일부 차종만 충전이 되고 영주 부석사에는 충전시설이 아예 없다.
이 때문에 경북을 찾는 관광객은 경주와 포항에 편중되고 있다. 경상북도가 최근 빅데이터를 활용해 관광객 실태를 조사한 결과 방문객이 많은 관광지 열 곳 중 일곱 곳이 경주와 포항이었다. 전기차 사용자들은 관광지에 충전시설이 부족하면 주로 고속도로 휴게소와 관공서를 이용하지만 관공서도 설비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경북도청에는 3기의 급속충전기가 설치돼 있지만 르노삼성 등 일부 전기차는 충전할 수 없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모든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세 가지 방식의 충전기를 갖추지 않은 곳은 경북도청이 유일하다.
최근 전국적 관광지로 떠오른 전남 순천시는 관광지를 중심으로 충전기 보급이 활발하다. 순천시는 순천만습지, 순천만정원, 드라마 촬영장 등 관광명소는 물론 시장, 호텔 등에 급속충전기 40여 기를 운영 중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송광사와 선암사 등 유명 사찰에도 권유해 2018년부터 급속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