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멍완저우, 美로 송환될 듯

입력 2020-05-28 18:05
수정 2020-06-27 00:32
캐나다 법원이 27일(현지시간)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사진)의 범죄인 인도 재판과 관련해 미국 송환 요건을 충족한다며 재판을 계속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대법원은 미국에서 기소된 멍 부회장의 혐의가 캐나다에서 이뤄졌어도 범죄가 성립된다며 캐나다 검찰 측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멍 부회장은 미국에 범죄인으로서 신병이 인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재판의 핵심 쟁점은 ‘쌍방 가벌성’이었다.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청구국과 피청구국 모두에서 성립해야 신병 인도가 가능하다는 원칙이다. 멍 부회장은 2018년 12월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캐나다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이란과 장비를 거래하는 과정에서 캐나다 은행을 속이고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어겼다는 혐의다. 미국은 캐나다에 멍 부회장 신병 인도를 요청한 상태다. 멍 부회장은 체포 이후 보석으로 풀려나 가택 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 왔다. 멍 부회장 변호인 측은 미국의 제재를 어긴 건 캐나다에서는 범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날 캐나다 법원의 결정에 미국과 중국은 각각 반대 반응을 내놨다. 미 법무부는 “캐나다 정부의 지원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이는 중대한 정치적 사건”이라며 “캐나다 당국은 더 이상 잘못된 길을 가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캐나다는 사법부가 행정부와 독립돼 있어 정치적 논리로 판결을 내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멍 부회장은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의 딸이다. 이번 판결로 유죄 여부가 결정된 건 아니다. 다음달부터 열리는 재판에서는 캐나다 당국이 멍 부회장을 체포하는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에 관한 심리가 열린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판결이 캐나다와 중국 간 관계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