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공간의 변화…온라인·오프라인의 연결

입력 2020-05-28 16:19
수정 2020-05-29 10:1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온·오프라인 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문화와 스토리가 있는 공간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이에 따라 개발업계도 단순 상거래 공간보다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공간을 개발해야 건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단법인 서울부동산포럼(회장 왕정한)이 28일 개최한 제60차 조찬세미나에서 원성연 SK D&D 경영자문위원은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우리 삶의 방식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그때 적용될 기술혁신 방향이 어떤 것인지를 잘 살펴야한다"면서 "매개체 역할을 하는 플랫폼으로서 공간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위원은 SK케미칼 전략기획실 팀장(1992~2001년), SK건설 건축주택부문 건축기획팀장(2006~2008년), SK D&D 부동산개발사업 본부장(2008~2019년)을 역임한 부동산 개발&마케팅 전문가다.

원 위원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공간에 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줄 서서 마시는 커피 블루바틀, 요가계의 명품 룰루레몬 등은 단순 상품이 아니라 문화를 파는 곳"이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커뮤니티 시스템을 통해 하나의 문화를 창조해 지지층이 탄탄한 업체들은 공간 활용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온·오프 라인의 경계도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은 기존 온라인 데이터를 활용해 300~400개의 오프라인 서점을 계획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의 핏을 맞춰주고 패션스타일을 상담해주는 온라인 맞춤양복 전문점 보노보스(BONOBOS),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판매를 위한 거대한 쇼룸이 되는 노드스트롬(NODSTROM)처럼 공간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 원 위원은 "공간이 사업자와 소비자 간 원하는 가치를 서로 얻을 수 있도록 상호 연결해주는 플랫폼 사업처가 되고 있다"면서 "에어비앤비, 위워크, 츠타야-스타벅스, 대구FC 등의 사례를 통해 변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고 전했다.

같은 디지털 세대라고 해도 밀레니얼 세대와 Z 세대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밀레니얼 세대는 셀럽을 활용한 어필이 통한다면 Z 세대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어필해야 한다"면서 "온라인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달리 Z세대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체험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개발사업에서도 공간 중심 트렌드가 반영되고 있다. 미국 시애틀에서는 2010년 아마존 본사가 이전한 후 변화가 확연하게 나타났다. 일자리 4만개 창출, 부동산 매입 37억 달러, 지역내 직간접 투자 380억 달러 같은 도시 변혁을 이끌어냈다. 원 위원은 "도크랜드, 허드슨야드 등 새로운 도시개발사업 방식이 적용된 좋은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SK D&D에서도 이런 개발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 D&D가 시행을 맡고 다음달 입주를 앞둔 서울 성수동 지식산업센터 '성수 생각공장 데시앙플렉스'는 이런 고민이 담긴 결과다. 원 위원은 "'재생의 도시에서 공생을 만든다'는 모토 아래 기존 성수동의 부족함을 해결할 수 있는 공간 포지셔닝 전략을 세웠다"면서 "입주민 중심의 특화 설계와 공간을 대거 적용하고, 지식산업센터 입주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SK D&D가 상업시설을 보유하며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생각공장 당산'에도 이런 상품 컨셉트를 적용했다. 지하층엔 입주기업이 공용으로 쓸 수 있는 아이디어 라운지와 회의 공간, 로비, 입주기업 공용 창고 등이 들어선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