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각 마취기술 개발…200억 유치한 교수벤처기업

입력 2020-05-27 18:06
수정 2020-05-28 03:03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김건호 기계항공 및 원자력 공학부 교수(사진)가 창업한 리센스메디컬이 신용보증기금과 중소벤처기업부 등에서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마취 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안과 질환자의 시술 부위를 10초 안에 초고속 마취하는 냉각마취 기술을 개발했다. 일반적인 안질환 치료에는 환자 안구 내에 약품을 주사하는 안내주사요법(IVT)을 사용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약물에 의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리센스메디컬의 냉각마취 기술은 약물 투여 없이 냉각마취 기기를 시술 부위에 접촉만 하면 IVT보다 최고 30배 이상 빠른 속도로 신경을 마취한다.

이 회사는 이달 초 신용보증기금이 시행하는 ‘제3기 혁신 아이콘’에 선정됐다. 이 프로그램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을 선발해 최대 100억원의 보증 지원과 함께 해외 진출, 기업 간 사업연계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리센스메디컬은 중기부가 지원하는 빅3 분야 유망 중소벤처기업에도 선정됐다.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18개 의료기기 관련 기업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선정된 기업은 3년간 최대 12억원 규모의 사업화와 연구개발 자금을 비롯해 사업 추진 성과에 따라 최대 10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말에도 LB인베스트먼트, KB증권, BNK증권 등에서 8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안구 마취 기기는 미국 안과 전문병원 두 곳에서 1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50회 이상 임상을 진행해 냉각기기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드 노보(de Novo)’ 적합 판정도 받았다. 드 노보는 FDA에서 신개념 헬스케어 기술이 일정 수준 이상 안전성을 갖추면 허가 과정을 간소화하거나 면제해주는 사전승인 프로그램이다.

김건호 리센스메디컬 대표는 “1년 안에 세계 최초로 냉각마취 기기에 대한 FDA 제품 승인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