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모바일 "산업용 PDA, 글로벌 OEM 1위"

입력 2020-05-27 17:26
수정 2020-05-28 10:22
“미국, 유럽의 글로벌 기업에 버금가는 뛰어난 품질과 그들보다 앞서는 가격 경쟁력이 우리 산업용 단말기 제품의 강점입니다.”

27일 서울 가산디지털밸리에서 만난 강삼권 포인트모바일 사장(사진)은 14년 만에 매출 6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강소기업을 일궈낸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006년 설립된 포인트모바일은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개인정보단말기(PDA), 모바일 스마트 기기 등을 개발·생산하는 업체다. 사업 초기 세계 1, 2위 규모의 산업용 단말기 제조업체에 물건을 납품하며 설립 약 7년 만에 글로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업체는 2013년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고 고성능 산업용 스마트 단말기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스마트화’하는 국내외 산업용 단말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글로벌 업체에 납품하며 고속 성장

포인트모바일은 국내 PDA 제조업체 출신 연구인력 다섯 명이 모여 출발했다. 설립 초기 물류 운송 및 배송 등에 쓰이는 산업용 단말기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의 80%를 차지하던 제브라, 하니웰 등 다국적 기업의 제품에 비해 제품 완성도가 떨어졌던 탓에 시장에서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강삼권 사장은 유럽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라트비아 최대 규모의 판매시점 정보관리(POS) 시스템 제조업체로부터 35만달러의 제품 개발 비용을 지원받게 되면서다. 강 사장은 이 업체로부터 제품 개발 비용을 지원받는 대신 유럽 시장 독점 유통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그는 “사업을 하며 알게 된 라트비아인이 세계 1위 산업용 단말기 제조업체인 미국 제브라의 대리점 사업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고 단걸음에 달려가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포인트모바일은 라트비아 업체의 지원을 계기로 2010년 산업용 단말기 제품의 ISO 9001 인증을 획득했다. 이 업체는 제브라, 하니웰 등에 제품을 공급하며 2013년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20%씩 빠르게 불어났다. 글로벌 산업용 단말기 OEM·ODM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것도 이 무렵이다.

포인트모바일은 지난해 매출 621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세계 56개국, 153개 대리점을 통해 전체 매출의 약 85%를 수출로 창출할 만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연내 코스닥 상장 추진

포인트모바일은 2013년 자사 브랜드 제품을 처음 출시했다. 글로벌 OEM·ODM 시장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핸드헬드 모바일 컴퓨터를 비롯해 러기드 스마트폰, LTE·안드로이드 통합 결제 단말기 등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두각을 드러냈던 이 업체는 자사 브랜드 출시와 함께 단숨에 국내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하며 국내 업계 1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이 업체는 2018년 국내 업계 최초로 구글의 산업용 안드로이드 프로그램 인증(Android Enterprise Recommended)을 획득했다. 스마트폰 수준의 성능과 확장성을 보유한 산업용 스마트 단말기 제품을 선보이며 글로벌 산업용 단말기 시장을 선도한다는 구상이다. 강 사장은 “산업용 단말기 시장은 풀 터치 디스플레이, 5세대(5G) 이동통신망 및 사물인터넷(IoT) 등과 결합해 또 하나의 첨단 정보기술(IT)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일반 스마트폰에 비해 훨씬 높은 내구성을 요구하는 데다 고성능 바코드 스캔 기능까지 갖춰야 하는 까닭에 스마트폰 시장과는 차별화된 미래 먹거리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포인트모바일은 연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산업용 단말기 업체로선 최초로 코스닥 상장에 나선다. 강 사장은 “일본 파나소닉, 카시오, 이탈리아 데이터로직 등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 제브라, 하니웰에 이은 세계 3대 산업용 단말기 제조업체로 올라서겠다”고 강조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