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 만에 아들에게 전달된 6·25 화랑무공훈장

입력 2020-05-27 15:51
수정 2020-05-27 15:55

6·25 전쟁 격전지 중 한곳이었던 강원도 화살머리고지 전투 전사자의 아들에게 화랑무공훈장이 대신 수여됐다. 고인이 훈장 수여자로 결정된 지 66년 만의 일이다.

육군 6·25무공훈장찾아주기조사단은 27일 고(故) 정영진 하사의 아들인 정해수씨(72)에게 정 하사의 화랑무공훈장을 전달했다. 정 하사는 1952년 9월 육군 2사단 31연대에 입대한 뒤 정전협정 체결을 2주일여 앞둔 1953년 7월14일 화살머리고지에서 전사했다. 정부는 1954년 10월 15일 정 하사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수여하기로 했지만, 전사로 인해 실제 훈장 수여가 이뤄지지 않았다.

국방부가 작년부터 진행했던 화살머리고지 유해 발굴 사업에서 정 하사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품과 유해가 발견됐고 올해 3월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 채취를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 조사단은 상훈 자료를 확인하던 중 정 하사에게 전하지 못한 훈장이 있음을 확인하고 아들인 정씨에게 이를 통보했다. 정씨는 부친의 유해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정씨는 "세살때 잃은 아버지의 유해를 찾고 훈장까지 받게돼 기쁘다"며 "아직 유해를 찾지 못한 많은 유가족과 무공훈장을 받지 못한 공로자의 가족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