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이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그러나 박현주 회장(사진)에 대한 검찰고발은 피하게 되면서 발행어음 사업 인가 작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27일 공정위는 미래에셋그룹에 시정명령과 43억9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계열사별 과징금 부과액은 미래에셋컨설팅 21억5100만원, 미래에셋대우 10억4000만원, 미래에셋자산운용 6억400만원 등이다.
공정위는 미래에셋그룹의 사익편취, 일감 몰아주기와 박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등을 문제삼았다. 박 회장 일가가 91.8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컨설팅에 그룹 내의 일감과 운영수익 등 이권을 몰아줬다고 보고 공정위는 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그룹 계열사들이 펀드를 통해 포시즌스서울호텔과 블루마운틴컨트리클럽에 투자한 뒤 미래에셋컨설팅에 운영을 맡기는 식으로 일감을 몰아줬다고 봤다.
다만 조사가 검찰고발로도 이어지지 못했다. 계열사들이 미래에셋컨설팅에 투자 기업 관련 일감을 맡기는 과정에서 박 회장의 구체적인 개입 소지 등을 포착하지 못한 것이다.
미래에셋그룹이 공정위의 검찰 고발을 피하면서 발행어음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이 박 회장의 대주주 적격성 논란을 이유로 발행어음 사업을 인가하지 않을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는 2017년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라는 조건을 갖춰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됐다. 이 중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이 단기금융업 인가를 통과해 발행어음 사업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 삼성증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 및 배당사고 등으로 발행어음 인가 심사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이미 계열사간 거래와 관련된 컴플라이언스 프로세스를 더욱 강화해 시행하고 있다"며 "공정위에서 결론이 나왔으므로 미래에셋대우는 심사 재개와 관련해 필요한 작업에 적극 협조할 것이며,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 자본시장 성장과 경제 재도약에 핵심 요소인 모험자본 활성화에 더욱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한민수/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