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는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광주와 전남 곡성, 경기 평택 공장 문을 닫는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불어난 재고를 줄이기 위해 지난달부터 사나흘씩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신차 수요 감소로 국내외 완성차 공장이 감산에 들어가면서 타이어업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등 북미 지역 완성차 신차용 타이어(OE) 판매량은 작년보다 99% 급감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시장 OE 판매도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96% 감소했다. OE 판매량 감소폭은 같은 기간 미국(-45.6%)과 캐나다(-63.8%), 유럽(-78.2%) 완성차 판매 감소 폭보다 더 크다. 3월부터 이어진 완성차 공장들의 감산으로 OE 재고가 쌓인 탓이다. 코로나19로 차량 운행이 줄면서 지난달 북미와 유럽의 교체용 타이어(RE) 판매도 전년보다 각각 47%와 53% 줄었다.
해외 시장 타이어 판매가 급감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타이어의 해외 매출 비중은 85%에 달한다. 넥센타이어(75%)와 금호타이어(65%)도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 게다가 지역 매출 순위에서 1, 2위를 차지하는 북미와 유럽의 판매 감소에 따른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한국타이어(64.2%)와 넥센타이어(56.3%)의 북미·유럽 매출 비중은 50%를 웃돈다.
증권업계에선 한국타이어의 2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30% 가까이 줄어든 1조3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14%)와 넥센타이어(-18%)도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로 타이어 3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며 반토막 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도 어둡다. 글로벌 조사 기관 IHS마킷은 올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가 전년 대비 22.2% 감소한 7000만 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2015년부터 연간 9000만 대 수준에서 정체되며 수년째 공급 과잉에 시달려온 타이어업계는 수요 감소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