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에서 강남을 연결하는 신분당선 2단계 연장개통이 당초 계획보다 2년 이상 지연된 2027년에나 가능해진다. 이르면 상반기중 한남뉴타운을 지나는 보광역 신설논의도 시작될 전망이다.
26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부와 민간사업자 미군은 최근 용산공원 부지 현장조사를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신분당선 2단계 착공을 위해서는 이 노선이 지나는 용산공원부지 현장조사와 그에 따른 설계가 선행되야 한다. 그 동안 부지를 점유하고 있는 미군 측이 현장조사 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 조사가 지연돼왔다. 정부는 당초 2018년내 현장조사를 끝내고 2019년초에는 공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말부터 미군 측 기류가 변해 최근 처음으로 사업주체들과 협의를 했다”며 “언제쯤 현장조사가 가능할지에 대해 미군 측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만간 현장조사에 착수한다고 해도 착공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설계와 세부계획을 짠후 환경영향평가 지하안전영향평가 등 각종 인허가를 거쳐야 한다. 문화재 발굴 등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건설업계에서는 이 기간이 최소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개통기간도 2025년에서 2027년 후로 늦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신분당선 2단계 공사기간을 72개월로 추산하고 있다.
이 노선은 강남∼정자∼광교인 운행노선을 강남∼신사∼용산까지 확대하는 신분당선 서울구간(7.8㎞) 연장 사업 중 2단계다. 신사역에서 시작해 강북에 동빙고(신설)-국립박물관(신설)-용산역(정차)을 새로 짓는다. 용산역(1호선)에서 강남역(2호선 및 신분당선)까지 지하철로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39분에서 13분 정도로 줄어들어 용산 지역 부동산 시장에 적잖은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신분당선 서울구간 연장사업 1단계 구간(9호선 신논현역-7호선 논현역-3호선 신사역)은 기존안대로 2022년 상반기 중 개통될 예정이다.
현장조사가 시작되면 보광역 신설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용산구와 서울시는 2단계 구간에 노선변경과 보광역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보광역이 신설되면 대규모 주거타운이 될 한남뉴타운 입주민들의 교통편의가 크게 개선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원인자들이 비용을 낸다는 전제하에 가부를 검토해 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나 용산구 등 지자체 예산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한남뉴타운 조합원들이 비용을 대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사업(서울 용산-고양 삼송·18.4㎞) 추진여부도 조만간 결정된다. 지난해 중간점검에서는 경제성이 현저하게 부족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보완작업 등을 거쳐 오는 9월 최종 예비타당성 결과가 발표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